호텔 카푸치노, '공유가치 창출'이 비즈니스 모델
최근 숙박업계가 '착해지고' 있다. 얼마전 tvN '윤스테이'에서 소개된 '제로 웨이스트' 어메니티가 큰 화제였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는 고체형 샴푸, 씹는 치약, 생분해 치실 등 친환경이고 고급스러우면서 원래 기능에도 충실해 3박자를 갖춘 제품들이었다.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을 줄이고 대용량 디스펜서를 도입하면 고급 이미지가 줄어든다며 갑론을박을 벌이던 몇몇 특급호텔들의 아우성이 쏙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하고 지역사회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착한 소비'가 상승세다. 환경부는 2024년까지 모든 숙박업에서 일회용 위생용품을 퇴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호텔업계 내에서 ESG(환경보호·사회공헌·윤리경영) 경영 가치가 한층 더 제고되면서 친환경적으로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서울 광진구의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이하 워커힐)는 7일 환경 친화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국내 호텔 업계를 선도할 '친환경 호텔 비전'을 제시했다. 워커힐은 내년 4월까지 친환경 호텔 공식 인증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호텔 내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변화를 시도한다.
워커힐은 이미 올해 초부터 플라스틱 컵을 유리잔으로, 종이 잔받침은 세척해 재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 소재로 교체했다. 또 짚을 원료로 하는 생분해성 용기를 도입해 일부 식음료에 한해 포장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객실에는 플라스틱 사용이 많은 소형 어메니티 대신 대용량 디스펜서를 도입하고, 생분해성 슬리퍼와 비닐 포장재를 사용한다. 브로셔나 팜플렛 등 인쇄물을 줄이기 위해 휴대폰 앱도 개발했다.
워커힐은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함께 도시락을 만들어 관내 취약계층 어른신들과 나누는 한끼나눔 '온택트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워커힐 SV(Social Value)팀 온재만 팀장은 "현재 워커힐은 부지의 50% 이상인 8만평이 녹지로, 연간 약 2000톤 가량의 온실가스를 상쇄한다"며 "지속적으로 보다 환경 친화적인 수종을 추가로 심으며 발생한 온실가스를 상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신논현역과 언주역 사이에 위치한 호텔 카푸치노는 지역 경제와 자연 보호에 공헌하며 공유가치 창출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다. 코오롱그룹의 호텔 카푸치노는 "악마가 와도 천사가 되어 나갈 수 있는 호텔"을 모토로 환경 오염과 지역 사회 발전에 취약할 수 있는 호텔 비즈니스에 변화를 추구하고자 기획됐다. 이 호텔의 특징은 투숙객들이 서비스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호텔이 추구하는 가치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객실에 비치된 여분의 어메니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환경을 생각해 준 것에 감사하는 의미로 엔젤 쿠폰이 지급된다. 엔젤 쿠폰은 'Water.org'에 기부하거나 커피 한잔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Water.org는 미국의 비영리 인도주의단체 중 하나로 저소득 국가에 식수 공급을 목표로 한다. 호텔 카푸치노 내 레스토랑과 카페, 바 등에서 '엔젤 메뉴'를 주문하거나 '엔젤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객실 카드를 태깅하면 기부 금액이 일정량 빠져나간다. 이밖에도 반려동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바크 룸'에 투숙하는 경우 결제 금액의 일부가 동물보호단체인 '카라'(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에 기부된다.
호텔 카푸치노는 현재 '헌옷다오, 3만원 줄게'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오는 10일에서 25일 사이 객실 예약 마지막 단계에서 '헌옷다오, 3만원 줄게' 옵션을 선택한 후 입지 않는 옷을 챙겨 입실하면 옷 한벌당 3000원으로 최대 3만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후 퇴실 시 버리는 옷을 1층 로비의 'SHARE YOUR CLOTHES' 박스 안에 넣으면 저소득 국가 아이들에게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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