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80%'...탄소 저감 목표에 '빨간불'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7 16:24:31
  • -
  • +
  • 인쇄

중국이 전세계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내역 저장에 필요한 전력을 80% 가까이 공급하면서 2030년을 정점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6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중국 비트코인 블록체인 운영의 탄소배출흐름과 지속가능성 정책평가' 논문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값싼 전자기기 하드웨어를 갖춘 중국 업체들이 전세계 블록체인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의 78.89%를 공급했다. 중국의 몇몇 농촌 지역은 전력사용료가 저렴하고 채굴장을 건설할 수 있는 미개발 지역이 많아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암호화폐 채굴장 분포도 (출처=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에 의존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모든 암호화폐 사용자들이 거래내역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도록 하며, 거래내역 입력값은 암호화해서 기록한다. 이러한 암호화폐 연결망은 '채굴자'들에 의해 유지된다. 채굴자들은 고성능 컴퓨터로 최근 10분간 쌓인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내역을 검증하고 암호화해서 저장한다. 채굴자들에게는 그에 따른 보상으로 일정량의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이 일련의 과정은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

중국 비트코인 채굴장의 약 40%가 석탄을 주요 전력원으로 사용하며, 나머지 60%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논문은 비율로만 보면 그다지 커 보이지 않지만, 석탄발전소의 절대적인 규모가 크기 때문에 2030년에 탄소배출량의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중국의 목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 소비 지표'에 따르면 이번 연도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전력사용량이 전세계 전력생산량의 0.6%를 차지할 전망이다. 연구자들은 2024년에 이르러서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장이 1억3000만미터톤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이탈리아나 사우디아라비아가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 양이다.

▲연도별 중국 비트코인 탄소배출량 예측값 (단위 100만톤). 현재 기준(Bechmark), 지역 규제(Site regulation), 탄소세 부과(Carbon tax), 시장 규제(Market access) 4개 시나리오에 대한 분석이다. (출처=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비트코인 가격은 1년간 5배 뛰어 지난 3월에는 6만1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시점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6만달러 선 바로 아래에서 맴돌고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왕 쇼우양 연구원은 "비트코인으로 얻을 수 있는 이윤을 생각하면 채굴자들에게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청정 에너지에 인센티브를 주고 채굴자들이 석탄에너지 사용량이 높은 지역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2019년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한 바 있지만, 채굴은 허용돼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에서도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석탄이 풍부한 내몽골 자치구는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했다. 내몽골 자치구는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 전력량의 8%를 차지하는데, 이는 미국 전역의 비트코인 채굴 전력량 이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채굴규모를 갖춘 중국 암호화폐 채굴 기업 '비트메인' 역시 내몽골 자치구를 떠나 수력발전이 활발한 운남성으로 떠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