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게재된 논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 3개월 간격을 두는 게 더 효능이 높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던 국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백신 개발 초기부터 각국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보관 및 운송이 쉽다. 각각 영하 70도, 영하 20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와 모더나와는 달리 아스트라제네카는 가정용 냉장고에서 보관 가능하다. 또 약 20달러의 화이자와 모더나에 비해 아스트라제네카는 2.5달러로 백신 공급 계약을 맺어 저렴하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공급 부족은 유럽연합(EU)의 1분기 접종 계획을 좌초시켰다. 1월~3월 사이 공급 예정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억회분의 약 60% 분량이 배달되지 않았던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 연구 결과가 각국 정부의 의료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간격이 길어지면 2차 접종분을 돌려 더 많은 사람에게 1차 접종을 시킴으로써 다음 백신 공급물량이 도달할 때까지 시간을 벌고, 즉각적인 사망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접종 간격을 늘리면 물량 조정 선택권이 생길 뿐 아니라 백신의 효능도 오른다. 1차 접종 후 6주 이내에 2차 접종을 받은 유증상자의 백신 효능은 55.1%, 적어도 12주 이후에 2차 접종 백신을 받은 유증상자 효능은 81.3%에 달했다. 1차 접종만 받고 2차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역시 백신 효능이 76%로 나타났다. 무증상자의 경우 역시 접종 간격이 길수록 효능이 높아지는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추가 물량 확보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독일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40만회분 중 실제 접종분은 21만회분을 접종한 채 나머지 85%는 방치중이다. 공급 차질로 생겨난 불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자체의 문제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운반체인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와 실제 백신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해 면역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 현재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효과도 없다. 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마련한다 해도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사람은 운반체에 대한 중화항체를 갖추게 되므로 만약 변이 바이러스 백신이 같은 운반체를 가진다면 그 역시 중화돼버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당장 급한 대로 써야겠지만 앞으로 찾아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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