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충청북도 소재 4개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가 분리배출한 재활용가능자원 중 일부 재질이 선별되지 않고 매립·소각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가정에서 배출한 재활용품이 자원으로 재활용되기 위해서는 재질별로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게는 40% 정도가 제대로 선별되지 않았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을 그대로 매립할 경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체를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형되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합성수지 재질 포장재 중 페트 시트류, 폴리스티렌페이퍼(PSP), 기타·복합재질(OTHER) 등은 재활용 의무대상 포장재임에도 조사대상 4개소 모두 선별작업을 하지 않고 그대로 매립·소각했다. 페트 시트류인 테이크아웃 컵(페트·PP)과 음식 용기(페트·OTHER) 등은 재질을 구별하기 어려워 선별하지 않았고, 색이 첨가된 폴리스티렌 페이퍼(PSP)는 재생원료로 쓰기엔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선별작업을 하지 않았다. 기타·복합재질(OTHER)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소비자들은 열심히 분리배출을 했지만 재활용 의무대상 포장재의 상당량은 재질 구분이 어렵다는 이유로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 밝혀졌다. 이에 소비자원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용도별로 포장재 재질을 통일하는 등 제조단계부터 재활용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단독주택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을 처리하는 공공선별시설 4개소에서 근무하는 작업자 50명 가운데 38명이 선별이 제대로 안되는 이유로 '인력에 비해 반입량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으로 꼽았다. 또 작업자의 29명은 선별하기 힘든 분리배출유형으로 '세척되지 않아 이물질·오물 등에 오염된 경우'라고 답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실정에 맞게 재활용품 수거체계를 개선하고, 소비자들이 재활용 가능자원의 분리배출시 이물질·오물 등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도록 배출요령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생산단계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생활폐기물 탈(脫) 플라스틱 대책'을 수립했다. 또 국민들의 적절한 재활용가능자원 분리배출을 유도하기 위한 표시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실제 가정에서는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 재활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표시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부에 △분리배출 대상품목 재질의 통일·규격화 및 재활용률 제고방안 마련 △단독주택 지역의 재활용품 수거체계 개선 및 배출요령에 대한 홍보 강화 △실효성 있는 분리배출표시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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