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구광모...젊은 총수들의 2021 경영키워드는?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8: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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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대비 미래기술, 경쟁력 강화에 방점
젊은인재 대거 등용...총수 자녀들도 하나둘씩 '등판'
"재계가 젊어졌다." 연말 주요 그룹들의 정기 사장단 및 임원인사가 마무리된 후 재계 안팎의 평가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그룹 인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이후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신사업에 적합한 인사들의 발탁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그러다보니 젊은 임원, 그리고 미래기술 전문가들이 대거 등용됐다.

▲4대그룹 총수.(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 이재용·이선호·이규호…총수 일가 변화는?

연말 재계인사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총수 일가들의 변화였다. 

일단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다.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그 직위를 이어받을지의 여부에 궁금증이 컸다. 부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재계의 전망대로,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없이 그 직위를 유지했다. 부회장 직위로도 삼성의 국내외 사업을 총괄하는데 큰 지장이 없고, 국정농단 관련 재판 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굳이 회장으로 승진해 불필요한 이목을 끌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의 인사도 주목을 받았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가 부사장대우로 승진하면서 남편인 정종환 CJ 부사장대우와 나란히 '부부 부사장'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부사장의 동생이자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승진 명단에서 빠지면서 이 부사장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선호 부장은 지난해 마약 밀수 혐의로 기소돼 올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자숙 차원에서 정직기간(3개월)이 끝난 이후에도 업무에서 빠져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인사에서 임원을 달지 못했지만 조만간 업무에는 복귀할 것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전무에 대한 거취도 주목받았다. 이전까지 코오롱 아웃도어 부문을 맡았던 이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코오롱글로벌에서 수입차 업무를 총괄한다. 이에 재계에서는 그룹 총괄을 하기에 앞서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경영수업을 하는 과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말 임원 인사와는 별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인근씨도 지난 9월 에너지 계열사인 SK E&S에 입사한 것이 알려져 주목을 끌기도 했다. 최 회장의 장녀 윤정씨는 SK바이오팜 책임매니저로 일하다 지난해 휴직한 뒤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차녀 민정씨는 지난해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해 근무중이다.


◇ 4대그룹 인사 키워드 '초격차' '미래기술' 'ESG'

이번 재계인사를 통해 국내 4대 그룹의 내년 경영 키워드를 추측해보면, 경쟁력 격차를 벌이겠다는 의미의 '초격차',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미래기술, 아울러 최태원 회장이 주창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이 핵심으로 꼽힌다.

우선 삼성전자는 핵심사업인 반도체의 양대축인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 수장을 교체했다. 메모리사업부 사장에 이정배 부사장을 승진 발령하고, DS부문의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인 최시영 부사장을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어진 조직개편에서는 반도체 전략마케팅 총괄과 북미·유럽·동남아 등의 해외총괄을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문에서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이 기대되는 D램 등 반도체 수급전략과 내년 하반기에 최초로 극자외선(EUV) 장비로 양산될 차세대 D램 'DDR5', '더블스택' 기술이 처음 적용될 차세대 V낸드 생산과 출시 전략 등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1위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신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 체제 첫 인사를 단행한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추진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동화, 수소사업, 로보틱스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전면배치했다. 신재원 현대·기아차 UAM사업부장을 사장으로, 이규오 제품통합개발담당과 김세훈 연료전지사업부장을 부사장으로, 현동진 로보틱스랩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SK그룹의 인사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까지 겸임하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두 기업의 시너지를 노리는 한편,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정호 부회장이 파워가 더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SK E&S의 유정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된 것으로 봐서, 그룹에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을 더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를 통해 SK는 앞으로 ESG 경영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AI와 로봇 등 디지털 전환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인사 이외에도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 출범,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 출신의 이홍락 미시건대 교수를 영입 등 AI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 '클로이'를 실생활에 다양하게 적용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는 구본준 고문이 LG상사 등을 계열분리한 후 구광모 회장 체제하의 '미래형 LG'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 주요 그룹들은 '포스트 코로나' 또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세대교체와 체질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인사를 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젊어진 재계 총수들에게 '코로나19'에 의한 사회의 급변은 위기이자 기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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