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전쟁을 빌미로 급등하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이번 주에 '최고가격 지정제'를 시행한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906.55원이고, 서울 평균가격은 1950.08원이다. 경유의 전국 평균가는 1930.95이고, 서울 평균가격은 1973.22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직후부터 기름값은 줄기차게 올랐다. 이달 1일 전국 평균가가 리터당 1695.9원하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현재 1900원을 뚫어버렸다. 열흘 사이에 무려 12.4%가 오른 것이다. 경유는 무려 20.9%나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주내로 석유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제'를 시행하겠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고가격 지정제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한 법률을 근거로 비상상황에서 특정물품의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조치다. 석유에 대해 '최고가격 지정제'가 시행되면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30년 만의 첫 사례가 된다.
정부는 아직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 방식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유사 공급가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아시아시장의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현물 시장 가격(MOPS)에 환율 등을 반영해 공급가를 산정한다.
김용범 실장은 "(중동) 상황 발생 이전을 기준으로 최고 가격을 설정할 것"이라며 "첫 번째 최고가격은 지금 시중에서 소비자가 맞닥뜨리는 가격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고 가격에 대한 설계는 산업통상부가 2주 주기로 설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해 정유사가 입게 될 손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보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의 법적 근거가 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에는 가격을 통제받은 사업자의 손실을 국가가 보전해 줄 수 있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류세 추가 인하와 소비자 직접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고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경우 2주 단위로 가격을 조정할 때 유류세 인하 등 세제 조정과 직접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의 종합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02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2022년 2월에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최대 37%까지 인하한 바 있다.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휘발유는 7%,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0%의 인하율이 적용되고 있다. 그 기한은 오는 4월 말까지다.
정부는 우리나라 비축유가 208일분이 있지만 가용물량을 높이기 위해 전력적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통해 추가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김용범 실장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원유 도입량은 하루 170만 배럴 수준으로, 이에 비해 한국이 비축한 석유량은 1억9000만 배럴로 208일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물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동 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가스 수급과 관련해서는 "올해 도입 예정 물량 중 중동의 비중은 14% 수준으로, 카타르 생산 물량 중 약 500만톤(t) 차질이 예상되나 가스공사 등에서 대체 물량을 도입할 수 있어 수급 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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