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규모 7.5의 강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쓰나미 경보까지 발생하자, 일본 열도는 또다시 대지진의 공포에 휩싸였다. 7.5 강진 이후 발생한 규모 6.4의 여진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와 매우 흡사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게다가 올들어 발생한 지진이 모두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하고 있어, 대지진에 대한 공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밤 11시 15분에 일본 혼슈 동북부지역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5 강진은 일본 전역을 뒤흔들었다. 규모가 7.5 정도되면 20층 이상 건물이 좌우로 크게 흔들리고, 오래된 건물 등은 붕괴될 수 있다. 해안에서는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고, 정전이나 시설물 파괴 등의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일본은 7.5 강진이 발생하자, 혼슈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홋카이도 등 태평양 해안가 지역에 "3m 높이의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처음으로 후속 지진을 예고하는 '홋카이도·산리쿠 해역 후발지진 주의 정보'를 발령했다. '후발지진 주의 정보'는 지난 2022년 12월 도입된 것으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 여진의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된다. 실제로 7.5 지진이 있은 후 9일 오전 7시쯤 규모가 6.4에 이르는 강도높은 여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이내에 규모 8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규모 8에 달하는 강진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번 지진이 단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들어 환태평양 지진대 전역에서 지진·화산 활동이 강력해지고 있다. 올 1월 13일에는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 해역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해 약 1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또 같은달 17일부터 나흘에 걸쳐 가고시마현 사쿠라지마 화산이 6차례나 분화했다. 올 6월에도 홋카이도 인근 해역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사흘 사이에 두 차례나 발생했다.
특히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도라카 열도 해역에서는 지난 7월에 2주동안 900회가 넘는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고, 10월에는 필리핀 세부 해역부터 시작해 러시아 캄차카 해역, 파푸아뉴기니 북부 해안 등에서 규모 6을 넘는 지진이 연달아 관측됐다. 필리핀 민다나오 동부 연안에서는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해당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 국가들까지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태평양판의 가장자리로 필리핀판, 인도-호주판 등 다른 지각판과 맞물려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올해 발생한 규모 5 이상의 지진 2000여건 가운데 1600여건이 이 지대에서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런 '군집(swarm)형 지진'과 연쇄적인 지진 발생 패턴이 판 구조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며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연쇄적인 반응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일본 지진의 양상이 '동일본 대지진' 당시와 흡사하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산리쿠 해안은 2011년 규모 9의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기 이틀전에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한 곳이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는 2만명에 가까운 인명피해를 낳은 동일본대지진이 재현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며 "그런 지진이 다신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현재 일본 정부는 약 9만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고 철도·항만 통제를 포함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소셜서비스(SNS)에서는 일본 대지진을 염두에 둔듯 "한동안 일본은 피해야 한다"는 반응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올해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관측된 지진 빈도 증가와 강진의 위치·규모를 종합할 때 "당장은 아닐지라도 중장기적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일본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도 위험 정보를 공유하고 대비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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