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5 15: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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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 (사진=위키백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구그룹 '전환안보 프로젝트'(Transition Security Project)는 미국 국방부(펜타곤)가 막대한 양의 희토류를 비축하고, 이를 위해 수십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폭로했다.

미 국방부가 비축한 희토류는 리튬, 코발트, 흑연, 희토류 원소 등 적어도 38종이 넘는다고 했다. 모두 태양광패널, 풍력터빈,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전환 및 기후테크에 필요한 희토류들이다. 이는 정밀유도탄, 첨단 통신시스템부터 인공지능(AI)까지 첨단 군사장비에 두루 사용할 수 있는 광물들이다.

조사에 따르면 미 펜타곤 국방물류국은 코발트만 약 7500톤 비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80.2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배터리 용량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현 미국 에너지 저장용량의 2배 이상, 약 10만대의 전기버스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보고서는 미 국방부가 2023년 이후 약 10억달러 규모의 광물사업 최소 20건에 지원했으며, 중요 희토류 생산기업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산업정책에서 전례없는 조치다.

보고서는 "국방부는 이 자원들을 전쟁기계 연료로 소모해 기후해결과 에너지전환을 위협한다"며 "전세계 평화와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고 민간정부의 기능을 약화시켜 파괴적인 군국주의의 악순환을 만든다"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는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기관으로, 미 정부 전체 배출량의 약 80%가 여기서 나온다. 국방부 하나의 배출량이 웬만한 국가보다도 더 큰 수준이다.

그동안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기후위기가 기지침수, 인구이동, 기상악화 등으로 국가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이러한 우려는 모두 묵살됐다. 지난 3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자신의 SNS 계정에 "미 국방부는 기후변화 같은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 오직 훈련과 전투를 한다"고 게시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등 국제정세가 흔들리면서 세계 곳곳에서 군사비 지출이 느는 추세다. 보고서는 이러한 군비 경쟁이 희토류를 차세대 무기개발에 소진시켜 민간의 기후대응을 더디게 한다는 경고다.

보고서 저자 로라 스티켄은 "군이 차지한 코발트나 흑연 1톤은 전기버스,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여러 재생기술에 쓰일 수 있다"며 "이 물질들을 끝없는 전쟁 기계가 아닌 탈탄소화에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켐 로갈리 프로젝트 공동 책임자는 "국방부의 1조달러 예산은 국가안보가 아닌 미군의 세계 지배를 위한 것"이라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보다는 군산복합체를 지원하는 데 귀중한 자원을 사용하며 전세계에 불안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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