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28%나 줄었다. 원인은 모기도 견디기 힘들만큼 폭염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모기 발생시기인 올해 19주차(5월 4∼10일)부터 44주(10월 26일∼11월 1일)까지 국내 철새 도래지 등에 설치된 채집기를 통해 조사한 결과 모기가 27.8% 줄었다고 2일 발표했다.
올해 방제 활동량도 30.6%, 매개체 발생 관련 민원도 28.8% 줄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지난해 일률적 방제를 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매개체 감시 결과를 기반으로 방제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는 '근거 중심 매개체 방제 사업'을 실시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수도 15% 줄었다. 질병청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모두 594명이어서 올해 말라리아 환자는 6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 713명과 비교하면 15% 가량인 110명 안팎 감소하는 것이다.
모기는 국내에서 삼일열 말라리아 등을 유발하는 매개체로 알려져 있으며 해외에서는 뎅기열·지카바이러스감염증 등의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경우가 있다. 국내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열대지방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보다는 치사율이 낮다.
이처럼 모기가 줄어든 원인은 올해 폭염·폭우가 기승을 부리는 등 기후변화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강수량과 강수 기간이 감소하고, 짧은 기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등 강수 패턴이 변화한 영향도 커보인다.
올해 한반도는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1일~8월 31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25.7℃로 지난해 25.6℃보다 0.1℃ 높았다. 일최고기온 평균은 30.7℃였고, 일최저기온 평균은 21.5℃였다.
올해 폭염일(일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은 28.1일이었다. 2018년 31일과 1994년 28.5일에 이어 역대 세번째다.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가 나타난 날은 15.5일로, 네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모기는 25~28℃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초가을까지 32℃가 넘는 고온의 날씨가 이어지며 활동성과 생존율이 떨어진 것이다. 곤충학자들에 따르면 기온이 26℃일 때 모기의 수명은 3주지만, 30℃로 올라가면 2주로 줄고, 36일을 넘으면 5일까지 단축된다. 여기에 폭염과 가뭄으로 모기의 주요 산란지인 물 웅덩이가 말라붙고, 집중호우에 모기 유충과 알이 쓸려내려가기 일쑤였다.
이에 비해 전체 강수량은 적었다. 올여름 전국 평균 강수량은 619.5㎜로 평년 727.3㎜의 85% 수준에 불과했다. 1973년 이후 53번의 여름 가운데 20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특히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강원 영동은 올여름 강수량이 232.5㎜로 1973년 이후 최소치다. 종전 최소치(1997년 317.5㎜) 대비 85㎜나 적다. 기상청이 전망한 올해 연 강수량은 평년(1193.2~1444.0㎜)보다 더 적을 확률이 30%다.
한편 질병청에 따르면 참진드기도 39.4% 줄었고, 털진드기는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참진드기는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SFTS), 털진드기는 쯔쯔가무시증의 매개체다.
이번 조사결과는 이날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감염병 매개체 관리 평가회에서 발표됐다. 정부는 감염병 매개체 관리사업을 통해 매년 모기 등의 국내 발생 변화 추이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구축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