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좀 그만 막아"…英 물티슈 '판매금지' 결정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1 10: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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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제작된 '물티슈'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영국 의회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물티슈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결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오는 2027년부터 물티슈 판매가 금지된다.

영국이 물티슈 판매금지를 결정한 이유는 하수관 막힘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데다, 물티슈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티슈는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물 속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변기를 통해 하수관으로 유입되면 하수관을 막히게 할 뿐 아니라 하수처리시설에 고장을 일으키게 된다. 실제로 런던 서부 하수관에서는 물티슈와 기름, 오물 등이 서로 엉켜 딱딱하게 굳은 덩어리를 매번 제거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에만 제거한 오물덩어리의 양이 이층버스 8대와 맞먹는 무게였다고 한다. 영국 수도관리청은 이를 해결하는데 해마다 2억파운드(약 3851억원)를 들이고 있다.

이 법을 제정하기에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0월 '물티슈를 변기에 버릴시 수백만원의 벌금 또는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강력한 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북동부 상하수도 업체 '노섬브리아 워터'는 물티슈 투척 사실을 포착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회수 및 추적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편리함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변기에 그냥 물티슈를 버리고 있다. 영국 환경식품농촌부(환경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5명 중 2명은 물티슈 및 다른 위생용품을 변기에 흘려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에서는 매년 물티슈 110억개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 중 40억개가 넘는 물티슈가 변기로 버려지는 셈이다. 런던 템스강 관리자는 "변기에 물티슈를 버리는 것은 변기에 비닐봉지를 버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물티슈는 하수구를 막을 뿐만 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시장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물티슈 원단은 플라스틱 합성섬유와 방부제 등이 들어있어 분해되는데 500년 이상 걸린다. 실제로 영국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해변 100m마다 평균 20개의 물티슈가 발견됐다. 

물티슈는 육안으로 봤을 때 쉽게 찢어질 것같지만 실제는 섬유소재로 만들어져서 분해되지 않는다. 강이나 바다로 유입되면 직경 5㎜ 이내의 미세플라스틱으로 잘게 부셔져 물을 오염시킨다. 특히 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먹은 해양생물들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우려도 크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폐·뇌·장·혈관 등 여러 장기에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23년부터 물티슈 금지 여부에 대한 공청회와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당시 실시된 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판매금지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법안은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한편 우리나라도 물티슈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성인은 월평균 60회 이상 물티슈를 사용하는데, 절반에 가까운 소비자가 물티슈의 재질을 펄프(종이류)로 알고 있어 휴지처럼 변기에 버리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물티슈를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 포함하거나 재질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제도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물티슈 이용금지나 재질 규제 방안에 대해선 현재 논의중인 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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