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사기' 라는데...올 상반기 美 기후재해 피해액 '145조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3 12:09:27
  • -
  • +
  • 인쇄
▲23일 기준 미국의 기후변화 지수를 나타낸 지도. 붉은색이 짙을수록 기후변화로 기온이 크게 올랐음을 의미한다. (자료=클라이밋 센트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사기극'이라고 몰아치고 있지만 올 상반기 미국이 기상재해로 입은 피해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비영리 기후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올 상반기 LA산불을 포함한 14건의 기상재해로 인해 미국이 입은 피해액은 1010억달러(약145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1980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대 피해로, 각 재해의 피해금액만 최소 10억달러(약 1조4357억원)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 1월 발생한 LA산불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 산불로 발생한 피해액은 610억달러(약 87조5777억원)에 달했다. 1만6000채가 넘는 건물이 파괴되고 약 400명이 직·간접적으로 사망했다. LA산불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기후재해 피해 가운데 하나이자, 미국 상위 10개 기후재해 가운데 유일하게 허리케인이 아닌 사건으로 기록됐다.

누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985~1995년까지 10년간 발생한 재해비용은 2990억달러(약 429조1846억원)이었는데,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발생한 재해비용은 무려 14조달러(약 2경94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미 상반기 기후재해 피해액이 역대급인데 여기에 올 하반기 허리케인까지 닥치면 올해 재해비용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올해 대형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분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단시킨 활동을 미국 해양대기청(NOAA) 관계자가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내 기후재해 분석은 지난 45년간 NOAA가 진행했지만, 지난 5월 트럼프는 관련 데이터를 폐기했다. 현재 NOAA 웹사이트에 게재된 재해 정보는 2024년 말에서 멈춰있다.

이에 NOAA 관계자인 아담 스미스는 클라이밋 센트럴과 협력해 분석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도 NOAA에서 사용한 방법론과 동일하게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5월 대규모 인력 감축이 벌어지기 전까지 20년간 NOAA에서 근무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스미스는 "이러한 데이터는 기후위기의 바로미터이자 갈수록 더 큰 재해에 직면하는 사회를 위한 계획 자원으로서 중요하다"며 "그간 민간, 지역사회, 학계를 불문하고 관련 정보에 대한 요청이 계속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NOAA뿐만 아니라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인력도 감축되고 트럼프가 재난 예방·복구 책임을 연방이 아닌 주 정부에 떠넘기면서 미국의 재난 대응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사추세츠 매리타임 아카데미의 비상관리전문가인 사만다 몬타노는 "FEMA는 한번 보내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전문가들을 해고하면서 재난 대응 역량이 불투명해졌다"며 "지역정부도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페트병 모아 사육곰 구한다"...수퍼빈, 곰 구출 프로젝트 동참

AI 기후테크기업 수퍼빈이 이달 1일 녹색연합과 함께 사육곰 구출프로젝트 '곰 이삿짐센터'를 시작하며,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기

아름다운가게, 돌봄 공백에 놓은 아동·청소년 돕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재단법인 서울시복지재단, 사단법인 피스모모와 함께 13일 협약식을 갖고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연결 및 지원사업-함께

LG CNS 'LG ESG 인텔리전스' ASOCIO 어워드 ESG 수상

LG CNS가 자체 개발한 ESG 데이터 플랫폼 'LG ESG 인텔리전스'로 국제적 권위가 있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정보산업기구(ASOCIO) 어워드에서 'ESG 부문'을

'새벽배송 금지' 놓고 극과극 입장차...합리적 해법 나올까

최근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새벽배송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숨진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린 것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손기원의 ESG 인사이드] 美캘리포니아 '기후공시 3법'의 위력

최근 글로벌 ESG 공시 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무력화됐고,

기후/환경

+

5년내 화석연료 종말?...IEA "재생에너지로 공급체계 대전환 궤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공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5년 내에 화석연료 시대가 사실상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2일(현지시간) 국

[COP30] 年 1.3조달러 누가 낼건데?...기후재원 논의 본격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연간 1조3000억달러 기후대응 재원(NCQG)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를 놓고 본

이대로면 지구 2.6℃ 오른다...화석연료 배출량도 '최고치'

지금 추세대로 가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2.6℃까지 오를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이 나왔다.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이 13일 발간

20억명이 화석연료 매연에 노출..."석탄·석유 시설 5km 이내 거주"

전세계 인구의 25%가 화석연료 시설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전세계 인구의 25%에 달하는 20억명이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생산시설로부터

[COP30] 기후관련 가짜뉴스 근절한다...'정보 무결성 선언' 첫 채택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기후정보 조작과 허위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정보 무결성 선언'이 처음으로 채택됐다.12일(현지시간)

[COP30] 인도, EU 탄소국경세에 맹폭…"기후정책 가장한 보호무역"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인도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세(CBAM)를 공개비판하면서 이 문제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