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사기극'이라고 몰아치고 있지만 올 상반기 미국이 기상재해로 입은 피해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비영리 기후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올 상반기 LA산불을 포함한 14건의 기상재해로 인해 미국이 입은 피해액은 1010억달러(약145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1980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대 피해로, 각 재해의 피해금액만 최소 10억달러(약 1조4357억원)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 1월 발생한 LA산불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 산불로 발생한 피해액은 610억달러(약 87조5777억원)에 달했다. 1만6000채가 넘는 건물이 파괴되고 약 400명이 직·간접적으로 사망했다. LA산불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기후재해 피해 가운데 하나이자, 미국 상위 10개 기후재해 가운데 유일하게 허리케인이 아닌 사건으로 기록됐다.
누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985~1995년까지 10년간 발생한 재해비용은 2990억달러(약 429조1846억원)이었는데,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발생한 재해비용은 무려 14조달러(약 2경94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미 상반기 기후재해 피해액이 역대급인데 여기에 올 하반기 허리케인까지 닥치면 올해 재해비용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올해 대형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분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단시킨 활동을 미국 해양대기청(NOAA) 관계자가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내 기후재해 분석은 지난 45년간 NOAA가 진행했지만, 지난 5월 트럼프는 관련 데이터를 폐기했다. 현재 NOAA 웹사이트에 게재된 재해 정보는 2024년 말에서 멈춰있다.
이에 NOAA 관계자인 아담 스미스는 클라이밋 센트럴과 협력해 분석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도 NOAA에서 사용한 방법론과 동일하게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5월 대규모 인력 감축이 벌어지기 전까지 20년간 NOAA에서 근무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스미스는 "이러한 데이터는 기후위기의 바로미터이자 갈수록 더 큰 재해에 직면하는 사회를 위한 계획 자원으로서 중요하다"며 "그간 민간, 지역사회, 학계를 불문하고 관련 정보에 대한 요청이 계속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NOAA뿐만 아니라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인력도 감축되고 트럼프가 재난 예방·복구 책임을 연방이 아닌 주 정부에 떠넘기면서 미국의 재난 대응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사추세츠 매리타임 아카데미의 비상관리전문가인 사만다 몬타노는 "FEMA는 한번 보내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전문가들을 해고하면서 재난 대응 역량이 불투명해졌다"며 "지역정부도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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