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물 바닥나는데 도암댐 물공급 주저하는 강릉시...왜?

박진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9 14:40:42
  • -
  • +
  • 인쇄
▲강릉에서 20km가량 떨어져 있는 평창 도암댐 (사진=연합뉴스)


강릉시가 최악의 가뭄으로 물이 바닥날 지경에 놓였는데도 3000만톤의 물을 담고 있는 평창의 도암댐 사용을 주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9일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2.3%로 전일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지면서 저수율 하락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많은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4주 후에 5%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추가적인 물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곳이 강릉에서 20㎞ 떨어진 평창 도암댐이다. 도암댐은 1990년 건설돼 2001년 2월까지 강릉 남대천으로 물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수질이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지면서 강릉 시민들의 반발로 도암댐에서 남대천으로 방류하는 것이 중단됐다. 

강릉시는 24년이나 끊겼던 물길을 다시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질'이다. 환경부는 도암댐 수질검사 결과를 강릉에 전달하면서 '도암댐 물을 정수처리하면 생활용수로 사용 가능하다'는 의견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9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수질검사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한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도암댐 수질이 1급수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환경부 관계자의 답변으로 미뤄봤을 때 도암댐의 수질은 1급수로 간주하기 어려워 보였다. 강릉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환경부가 전달한 수질 데이터를 분석중"이라며 "몇 개 항목을 추가해 자체적으로 도암댐 수질검사를 실시해 안전성을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릉시가 도암댐 물 사용을 주저하는 이유는 또 있다. 도암댐에서 남대천에 이르는 15㎞ 도수관로에는 24년간 흐르지 못한 물이 차 있다. 도암댐을 방류하게 되면 관로에 고여있던 물이 일제히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다. 이 물의 오염도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방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강릉시는 지난 8일 도암댐 취수탑 상중하단 3곳과 도수터널 잔류수 등 4곳에서 채수해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했다고 9일 밝혔다. 환경부가 조사한 총인(T-P), 총유기탄소(TOC) 등 8개 항목에 중금속 납(Pb)·비소(As)·시안(CN) 등을 추가해 총 38개 항목을 검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결과는 아무리 빨라도 1주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암댐은 애시당초 수력발전용으로 지어진 것이어서, 강릉수력발전소에 보내 전기를 생산한 뒤 남대천으로 방류했다. 그래서 수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4급수까지 떨어진 수질이 남대천까지 오염시키자, 강릉 시민들이 방류중단을 요구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 때문에 강릉시는 과거와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도암댐 수질의 안전성을 따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는 도암댐 수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용할 수밖에 없어, 방류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도암댐 관로의 물은 24년간 사용하지 않아 수질이 오염됐을 수 있다"면서 "현재로선 도수관로 사용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관로를 설치하고, 이 관로로 물을 끌어올리는 모터장비 등을 설치하려면 9월말에 이르러야 도암댐 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3일 한반도를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에 비가 올 확률이 오전 80%, 오후 70%로 예상했다. 다만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 위치와 열대 요란 등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강수 지역과 시점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