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8 17:40:43
  • -
  • +
  • 인쇄
▲폭염·호우 등 극한 기후현상으로 높아지는 소비자 물가(사진=연합뉴스)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이 없다면 2051~2100년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2배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극한 기상현상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1℃ 더 오르는 '고온충격' 발생시 소비자물가는 1년간 0.055%포인트(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별 일최다 강수량이 과거 평균보다 10㎜ 더 많은 '강수충격'이 발생하면 1년동안 0.033%p 상승시키도록 작용했다.

보고서에서 정의한 고온·강수 충격은 월별 일최고기온·일최다강수량과 과거 월별평균간의 차이로 계산했다. 극한 기상상황은 최근 나타난 폭우·폭염 등과 같이 과거 30년의 평균값을 크게 벗어나는 기상상황을 뜻한다.

연정인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고온충격은 일시적인 물가 교란뿐 아니라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 생산자의 가격 조정 경로 등을 통해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기상충격 강도가 커질수록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월별 평균 기온과 일 최고기온 격차가 상위 5% 이상인 고온충격 상황에선 기온 1℃ 상승으로 1년간 평균 물가 상승 압력은 0.11%p까지 확대됐다. 강수충격 역시 상위 5% 이상인 상황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년간 평균 0.054%p 높였다.

기상충격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품목은 농산물이었고, 그 뒤로 수산물, 축산물, 공업제품 등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물가의 경우 고온충격에는 상승압력을 받지만, 강수충격에는 오히려 물가가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강수 상황에서 공급 비용보다 서비스 수요 감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극한기상 현상이 지속되면 미래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기후대응 능력 축소·지연으로 지구온난화 가속된다면 고온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2031~2050년 중 0.37~0.60%p에서 2051~2100년 중엔 0.73%~0.97%p로 2배 가량 증가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과장은 "농축수산업 등 기후 취약 부문의 생산성과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고, 재난 대응 인프라와 보험·금융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시계에서 실물·금융경제와 통화정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정책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쿠 또 디자인 침해?...코웨이 "끝까지 간다" 강경대응 입장

최근 출시된 쿠쿠의 '미니100 초소형 정수기'가 코웨이의 대표제품 '아이콘 정수기'와 또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간의 디자인

그린패키지솔루션, LVMH GAIA와 친환경 용기 공동개발 계약

명품 브랜드 디올(Dior) 화장품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그린패키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럭셔리그룹 LVMH의 기술혁신 지주

[ESG;스코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한 시도교육청은 달랑 '1곳'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유일했다.24일 뉴스트리는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기후/환경

+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올해 수소 소비량 65% '껑충'...내년에도 2배 늘어날 전망

올해 수소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제4차 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협의체'에서 올해 11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

기후변화 크리스마스 풍경도 바꾼다...눈도 트리도 순록도 감소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매체 더위크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폭우'...美 캘리포니아주 '물난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물폭탄을 맞았다. 2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4일 정점을 찍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

말라가는 美 콜로라도강…식수와 전력 공급까지 '위기'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심각하네 낮아지면서 식수공급은 물론 수력발전까지 위협받고 있다.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

[날씨] 흐리고 추운 크리스마스...눈 내리는 지역은 어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