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록밴드 스티브 밀러밴드가 올여름 예정됐던 북미 투어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극심한 폭염과 산불, 예측 불가능한 폭우 등 기상이변이 이유다.
밴드 리더 스티브 밀러는 "극심한 더위, 홍수, 토네이도, 허리케인, 대형 산불의 복합적 위협이 우리 팬들과 밴드, 스태프에게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며 "투어는 취소됐다. 날씨를 탓할 수밖에 없다"고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투어는 오는 8월 15일 뉴욕에서 시작해 11월 8일 캘리포니아 애너하임까지 총 31개 도시를 도는 일정이었다. 밀러는 "본능을 따라 사는 것이 음악가의 삶"이라며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밴드의 기타리스트 케니 리 루이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정을 지지했다. 그는 "지난해 조지아주 공연 때 밀러가 야외무대에서 탈진 직전까지 갔다"며 "냉각장치와 얼음팩을 써도 버티기 어려웠다. 무대감독은 결국 뇌졸중 증세로 병원에 실려갔다"고 밝혔다.
루이스는 "올해는 실내 공연 위주로 계획했지만 여의치 않아 일부 야외 공연이 포함됐다"며 "81세가 된 밀러가 그런 기후조건에서 공연을 계속하기엔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한 공연 중단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6월 테네시에서 열린 보나루 뮤직페스티벌은 폭우로 중단됐고, 켄터키의 한 컨트리 페스티벌에선 수백명이 온열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극단적 기상현상이 잦아졌다고 지적한다. 액큐웨더 수석기상학자 조너선 포터는 "폭풍이 멀어질 때까지 입장 시간을 늦추는 식으로 대응할 수는 있지만, 날씨 위험은 분명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팬들은 투어 취소의 진짜 이유가 낮은 티켓 판매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예매사이트에 빈 좌석이 많았다는 인증 사진이 온라인에 공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루이스는 "우리 밴드는 항상 막판 구매로 수익을 내왔다"며 "이번 결정은 철저히 건강과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스티브 밀러밴드는 196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결성된 록 밴드로, 대표곡 '더 조커', '아브라카다브라' 등으로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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