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해안에서 발견된 비닐쓰레기가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닐봉투에 의한 동물 피해도 감소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오션 컨서번시(Ocean Conservancy)는 2016~2023년까지 4만5067건의 해안쓰레기 청소 데이터를 확인하고, 2017년~2023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시행된 비닐봉투 제한 정책 182개를 분석한 결과, 비닐봉투 사용을 제한한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해안쓰레기가 25~47% 감소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비닐봉투에 의해 동물의 피해건수도 30~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국인 3명 중 1명, 즉 1억1600만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182개 정책을 분석했다. 2020년 3월 뉴욕에서는 비닐봉투 사용을 완전 금지하는 정책을 펼쳤다. 2021년 10월 워싱턴은 두께가 2.25mm 이상이고 최소 40% 이상 재생원료로 만들어진 비닐봉투 사용만 허가했다. 이를 통해 일회용 얇은 비닐봉투 소비를 줄이고 종이와 재사용 가능한 봉투 소비를 늘렸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구매하는 일회용 비닐봉투 하나당 5센트(69원)에서 25센트(343원)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도 있었다.
비닐봉투 규제 정책이 장기간 이어질수록 효과는 더 컸다. 연구진은 정책 시행 후 1년~5년을 비교한 결과 해안가 비닐쓰레기 감소 규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진 것으로 나왔다.
비닐쓰레기가 더 많이 배출되는 지역일수록 정책효과는 더 컸다. 연구진은 "쓰레기 중 비닐봉투가 평균 13.2%를 차지하고 비닐봉투 쓰레기 비율이 상위 25%에 이르는 지역에서 더 큰 감소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비닐봉투는 해안쓰레기 중 담배꽁초, 식품 포장재, 페트병 뚜껑, 페트 음료수병에 이어 5번째로 많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2023년 비닐봉투가 전체 해안 쓰레기에서 6.7%를 차지했다며 이는 평균보다 증가한 결과라고 했다.
연간 12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는 상황이다. 해저에는 300만~11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있다는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44만8000여개 해안 쓰레기가 발견됐다. 정부는 그 중 90%를 플라스틱이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안나 팝은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데 있어 정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곧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플라스틱 생산, 소비, 폐기물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8월에는 지난해 석유 생산 국가의 반발로 결렬된 국제 플라스틱 협약(INC-5.2)이 스위스에서 열린다. 한국 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전세계 95개국이 동의한 '야심찬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니스의 경고'라는 선언문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 선언에는 "플라스틱 생산·소비를 줄이기 위한 국제적 목표를 채택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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