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 '물질 재활용'으로 자원순환 실천하는 선진국들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1 0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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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 기획]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의 민낯 ④
유럽은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 100% 재활용 목표

우리나라에서 폐비닐을 재활용 명목으로 대부분 소각하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폐비닐을 물질 재활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물질 재활용은 폐기물을 다시 제품·자재·물질로 가공하는 과정을 말한다. 페트병을 다시 페트병으로 만들거나, 플라스틱 용기를 만들 때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를 세척·분쇄·펠릿화해 만든 재생 폴리프로필렌(PP) 원료를 사용하는 식이다. 

물질 재활용은 폐기물을 원료로 재사용하는 '열분해'나 폐기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 '열회수'보다 탄소배출량이 작기 때문에 순환경제에서 최우선으로 꼽히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유럽(ZWE)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물질 재활용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보다 약 9배 많다.

이에 따라 유럽 등 선진 각국에서는 자원순환 정책을 물질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폐비닐의 물질 재활용을 강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100% 재활용 가능하도록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지난해 수립했다. 유럽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PPWR)에 따르면, 모든 포장재는 제품 설계단계부터 재활용과 분리배출, 재사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높이고, 재활용 가능한 재질은 인센티브 혜택을 준다.

특히 비닐은 단일재질이어야만 물질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럽은 2030년부터 복합재질 포장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과자봉지, 라면봉지, 포장용 필름 등 대다수 비닐은 페트(PET), 폴리에틸렌(PE), 알루미늄 등이 혼합된 복합재질이다. 문제는 재질마다 녹는 온도와 화학성분이 달라서 이를 혼합해서 재활용하면 재생원료의 순도가 떨어진다. 한마디로 고품질 재생원료를 얻을 수가 없다. 이에 유럽은 생활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폐비닐을 단일재질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폐비닐을 물질 재활용하는 국가들도 있다. 독일은 식품 포장, 택배 포장 등에 쓰이는 비닐필름을 50%가량 물질 재활용하고 있다. 재활용된 비닐은 주로 쓰레기봉투, 농업용 멀칭 필름, 산업용 포장재로 재탄생하거나 새 비닐필름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네덜란드는 물질 재활용이 가능하게끔 포장재 생산단계에서부터 단일재질로 설계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이를 위해 투명한 포장필름만 별도로 분리배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 투명 포장필름으로 100% 재생 PE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일본도 플라스틱 자원순환 전략을 통해 폐비닐의 물질 재활용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용기·포장재의 60% 이상을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서 재활용은 원칙적으로 물질 재활용을 의미하며, 에너지 회수는 재활용에 포함하지 않는다. 화학적 재활용은 필요에 따라 별도 기재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플라스틱 물질 재활용 시설이나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시설, 이물질 제거시설 등에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

박상우 저탄소자원순환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는 재활용률이 높지만, 그 수치가 실질적으로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만드는데 재활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해외처럼 물질 재활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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