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술로 '인공태양' 핵융합 시뮬레이션 속도 15배 향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7 10: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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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 진단용 시뮬레이션 결과 (자료=UNIST)

게임에서 총알이 적을 맞췄는지 판별하는 기술로 핵융합로 내벽으로 돌진하는 고속입자의 충돌을 탐지하는 알고리즘이 나왔다. 복잡한 3차원 구조에서도 충돌을 빠르게 예측할 수 있어, 향후 핵융합로의 안정성과 설계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원자력공학과 윤의성 교수팀은 가상 핵융합 장치 내에서 고속입자가 충돌하는 지점을 빠르게 판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V-KSTAR에 이 알고리즘을 적용하자 탐지 속도가 기존보다 최대 15배 빨라졌다. V-KSTAR는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인 KSTAR를 3차원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이다.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은 융합로 내부를 태양처럼 뜨겁게 달구기 위해서 고속중성 입자를 주입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입자들이 통제를 벗어나 장치 내벽과 충돌하게 되면, 융합로 벽이 손상되거나 핵융합 반응이 중단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충돌입자 탐지 문제에 게임 산업에 쓰이는 충돌감지 알고리즘을 접목해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옥트리(Octree) 방식보다 15배 빠르다. 옥트리는 미리 공간을 정해진 방식으로 잘게 나눠놓고, 그안에 입자가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반면, 이번 알고리즘은 필요한 경우에만 계산을 한다.

기존에는 30만개에 이르는 입자가 7만개의 삼각형으로 분할된 벽면에 충돌하는지를 매 순간 계산해야 했지만, 이번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단순한 사칙연산으로 약 99.9% 이상을 계산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또 충돌 영역의 삼각형 분할은 복잡한 3차원 핵융합로 구조물 형상에서도 입자의 경로와 벽 사이의 교점 계산을 가능하게 했다.

이 알고리즘을 통해 충돌로 열이 집중되는 내벽 영역이 V-KSTAR 화면에 표시되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없는 설계자도 직관적으로 위험 구간을 확인할 수 있다.

윤의성 교수는 "실제 이 알고리즘으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중성입자빔 시뮬레이터를 3차원으로 확장했으며, 광학 진단 장비의 3차원 광선 경로 분포 시각화, 3차원 자기장 섭동 물리 분석에도 쓰이고 있다"며 "이 같이 개발된 충돌 알고리즘은 중성입자빔 추적뿐만 아니라 V-KSTAR 전체의 3차원 확장을 위한 핵심 요소 기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어 "고속 연산을 위해 중앙처리장치(CPU) 컴퓨터보다 처리속도가 빠른 그래픽처리장치(GPU) 슈퍼컴퓨터를 기반하는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전산물리학통신(Computer Physics Communications)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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