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50%' 발언에 즉각 '추가 대응조치'로 맞불을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위기에 놓였다.
중국 상무부는 8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에 대해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이 주목받고 있는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대항한다"며 "만약 미국의 관세 인상이 실현된다면 중국은 자국의 권익보호를 위해 단호하게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같은 입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서비스(SNS) 계정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9일부터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50%포인트(p) 추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올 1월과 2월 두차례에 걸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각 10%의 보편관세를 매겼고, 4월 2일 상호관세 34%를 추가해 총 54%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산에 대한 중국의 관세 34%를 철회하지 않으면 50% 관세를 추가하겠다는 트럼프의 말이 현실화되면 중국산에 대한 미국 관세는 올해만 104% 늘어난다. 기존 관세 22%까지 합치면 중국산 관세는 126%가 된다.
하지만 중국도 물러설 마음이 전혀 없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상호관세는 근거 없고 전형적인 일방적 괴롭힘이며 중국의 대응조치는 자국 주권,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정상적인 국제무역 질서 유지를 위한 정당한 대응"이라며 "미국의 관세 위협은 실수 위에 놓인 것으로 만약 미국이 이같은 길을 고집한다면 우리도 끝까지 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무역전문가 채드 바운은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이미 약 76%까지 올라갔다"며 "이는 2018년 미국 무역전쟁이 처음 발발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미국이 양국간 교역을 포기한 수준이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만약 미국이 또 중국에 추가 관세를 매긴다면 중국 정부는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 인상이나 수입금지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SNS 계정 '뉴탄친'은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은 최소 6가지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탄친에 따르면 중국이 검토하고 있는 조치로는 '미국산 대두·수수 등 농산물 관세 대폭 인상', 조류인플루엔자(AI)를 근거로 '미국산 가금육 수입금지' 등이다. 또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고 있는 신종 마약 펜타닐과 관련한 협력을 중단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으며, 미국 기업에 대한 법률 및 조달 자문, 기타 사업협력 제한, 미국산 영화 수입제한 조치 등도 포함된다.
양국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모습이 재집권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존심 대결처럼 비춰진다.
자신이 쏘아올린 관세폭탄으로 전세계 경제가 역대급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문제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별도 입장을 밝힌 바 없지만, 일각에서 관세 전쟁이 오히려 중국이 서방국가를 대상으로 영향력을 실감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아직까지 미국에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으며, 압박과 위협은 중국을 다루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일방적인 관세를 모두 철폐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협의해나가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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