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이유는...'이것 때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8 11:08:56
  • -
  • +
  • 인쇄
▲美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의 실험용 원자로 (사진=아이다호 국립연구소 홈페이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중국이나 북한처럼 '민감국가'로 지정한 배경에는 과거 미국 에너지부 산하연구소의 도급업체 직원이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한국으로 유출하려던 시도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에너지부 감사관실이 미국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의 도급업체 직원(contractor employee)이 수출통제 대상에 해당하는 정보를 소지한 채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하려고 했다가 적발돼 해고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보고된 시기는 2023년 10월 1일~2024년 3월 31일 사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 벌어진 사건이다. 이 직원이 한국으로 가져가려던 정보는 INL이 소유한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로 특허정보에 해당한다.

미국 에너지부 감사관실은 직원의 정부 이메일과 메신저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 직원이 해당 정보가 수출통제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직원과 외국 정부간 소통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 정부와 어떤 소통이 있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 사안은 보고서 제출 당시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국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이던 올 1월 에너지부는 한국을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에 올렸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미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명단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외교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우리나라 외교부에 한국 연구원들이 DOE 산하 연구소 등에 출장이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켜져야 할 보안 규정을 어긴 사례가 적발돼 명단에 포함됐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과거에도 한국이 미 에너지부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됐다가, 미측과의 협의를 통해 제외된 선례도 있다"고 밝혔다.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도 DOE의 민감국가 명단에 올라 있다가 1993년 제1차 한미 과기공동위원회에서 한국 측의 시정 요구와 국내외 정세 변동을 계기로 1994년 7월 해제됐다.

'민감국가'로 지정되면 미국 에너지부는 원자력을 비롯해 국가안보와 관련한 기술을 해당국가와 공유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 또 인력교류를 비롯한 공동연구, 프로젝트 참여도 제한할 수 있다. 원자력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미국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과 협력이 제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민감국가 명단이 오는 4월 15일 발효하기 전에 한국을 명단에서 빼기 위해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일도 촉박한데다 탄핵정국에서 협상이 힘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