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로 멸종위기 동물 되살린다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7 18:23:39
  • -
  • +
  • 인쇄
▲멸종된 나그네비둘기 (사진=영국 자연사박물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배설물을 이용해 동물을 보존하려는 독특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수잔나 윌리엄스 영국 옥스퍼드대학 교수가 이끄는 '똥 동물원' 프로젝트 연구팀은 동물의 배설물 속에 세포가 남아있다는 점에 착안해, 배설물에서 추출한 세포로 동물을 복원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간단한 전제에 기초하고 있다. 배설물에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박테리아, 담즙뿐만 아니라, 동물의 장 내벽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도 들어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세포 중 일부가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세포를 이용해 동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늘리고 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유전자 구출'(genetic rescue)로 알려진 이 접근방식을 이용하면 세포의 DNA를 분석해 동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보존에 유용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여기서 나아가 배설물에서 추출한 세포를 배양하고 키울 수 있다면, 복제 등 최첨단 보조생식기술을 이용해 완전한 동물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세포를 다른 유형의 세포로 바꾸는 기술도 가능하다. 실험실에서 생식세포를 만들면 동물을 잡아 정자와 난자를 채취하지 않고도 종을 번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일본 규슈대학의 한 연구에서는 쥐의 세포를 정자와 난자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또 이렇게 재프로그래밍된 세포에 유전자편집 기술을 사용해 종을 복원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비영리 보호단체 리바이브 앤 리스토어에서는 멸종된 나그네비둘기 복원을 연구 중이며, 생명공학회사 콜로솔에서는 털매머드를 되살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당장 세포를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훗날 기술이 발전한 후를 기약하며 배양된 세포를 동결 보존하는 방안도 있다. 이렇게 멸종위기종의 세포와 조직을 보존하는 일은 여러 보호단체와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배설물에서 세포를 채취하면 동물을 잡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세포 하나를 추출하기 위해 처리해야 하는 배설물의 양이 상당하고, 대변에는 세포와 유기성 폐기물 뿐만 아니라 박테리아가 매우 많이 서식하고 있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이미 희석을 이용해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세포를 항생제와 항진균제에서 배양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윌리엄스 교수는 "현 연구는 아주 초기단계지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쥐 배설물뿐만 아니라 코끼리 배설물에서도 살아있는 세포를 분리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기후/환경

+

태양발전소 수익 나눠갖는 마을...'햇빛소득마을' 500개소 만든다

정부가 내년에 5500억원을 투입해 3만8000여개 마을을 대상으로 약 500개소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EU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철회?..."현실적으로 힘든 규제"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방침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EU 집행위원회는 2035년부터 신차 탄소배출량을 100%

내년도 기후기술 R&D 예산 1531억원...73.5% 증액

내년도 기후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이 1531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예산 883억원보다 무려 73.5% 증액됐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서울 프레지던

배출권 유·무상 할당기준 '업체에서 사업장으로' 바뀐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유·무상 할당기준이 업체에서 사업장으로 바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배출권 할당의 예측 가능성과 합리성을 높이기 위한 '

강화도 하천서 물고기 400여마리 '떼죽음'...무슨 일이?

인천 강화도 하천에서 물고기 수백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4시쯤 인천 강화군 하점면 목숙천과

'환경교육 의무화' 고등학교와 특수학교까지 확대한다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만 의무화되던 '환경교육'이 고등학교와 특수학교로 확대된다. 또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도 환경교육을 의무적으로 받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