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기온이 1.5℃ 이상 오르면 작물 다양성이 절반으로 감소해 전세계 식량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핀란드 알토대학의 사라 하이코넨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미래의 기온과 강수량, 건조함의 변화가 전세계 주요 식량작물 30종의 재배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결과, 지구 기온이 1.5°C 이상 오르면 전세계 식량 생산량이 3분의 1, 많게는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저위도 지역의 식량 생산량이 중·고위도 지역보다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위도 지역의 최대 50%가 작물이 자라기 어려운 기후조건으로 바뀌고 작물 다양성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기온 상승폭이 3°C를 넘으면 생산량이 약 4분의 3이 사라질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쌀과 옥수수, 밀, 감자, 콩 등 주요 작물을 키우는 농경지 면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농작물들은 세계 식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저소득 지역의 중요한 먹거리인 열대성 뿌리작물과 곡물, 콩류도 식량안보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중·고위도 지역은 전반적으로 작물 재배지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특정 작물의 재배구역이 바뀔 가능성도 크다. 가령 배와 같은 온대 과일의 재배지는 점점 북쪽으로 올라갈 수 있으며, 이런 지역에서는 작물 다양성이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연구의 수석저자인 매티 커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온난화로 인한 병해충과 기상이변의 가능성을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기후조건이 유리하더라도 이같은 요인들까지 고려하면 중·고위도 지역 농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이코넨 박사는 "다양성을 잃으면 재배가능한 식량 작물의 범위가 계속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영양섭취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식량체계를 확보하려면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그 영향에 적응해야 한다"며 "세계화된 식량체계로 인해 모두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을 것"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푸드'(Nature Food)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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