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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도심 한가운데에서 발생한 싱크홀에 대해 일본 당국은 속수무책 바라보고만 있다. 당초 땅꺼짐(싱크홀) 사고로 추락한 트럭을 구조하려고 했지만 지속적인 붕괴로 추가 피해를 우려해 손을 놓은지 15일이 넘었다.
12일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지름은 보름 사이에 8배 이상 커진 상황이고, 급기야 꺼진 땅 구멍 아래에서 물기둥까지 솟구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처음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8일 땅꺼짐 크기가 지름 약 5m, 깊이 약 10m였다. 그런데 사고 다음날 이 싱크홀 부근에 또다른 싱크홀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이 두 개의 싱크홀은 계속적인 붕괴로 하나로 합쳐져 지름 40m, 깊이 15m의 거대한 구멍으로 변했다.
일본에서 땅꺼짐 규모가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확대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난 2016년 일본 후쿠오카시에서 발생했던 도로 싱크홀이 5시간동안 길이 30m, 깊이 15m로 구멍이 커진 사례가 전부였다.
일본 소방청은 이번 싱크홀의 원인에 대해 "파손된 하수도관으로 유입되는 생활 폐수로 인한 함몰공간 침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물이 유입되면서 붕괴의 범위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싱크홀 원인은 지반의 약화인데 사이타마현 싱크홀은 노후화된 하수도관의 파손에 의한 것이어서, 물이 계속 공급되면서 지반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 소방청은 지난 4일 함몰되는 구멍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인근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절수까지 단행했지만 기대했던만큼 효과가 미미했다. 이후에도 지반이 계속 약화되면서 구멍이 점점 더 커지다가, 이제 땅속에서 물까지 솟구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싱크홀에 추락한 트럭도 구조되지 못한 채 아직까지 방치돼 있다. 여전히 추가 붕괴 위험성 때문에 접근을 못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싱크홀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노후화된 하수도관 파괴가 싱크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2030년에 이르면 설치된지 50년에 이르는 하수도관이 전체의 16%에 달하고, 터널은 35%, 도로 교각은 54%에 달한다.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싱크홀 등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도 노후화된 시설로 인한 싱크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간 6900억원의 수돗물이 줄줄 새고 있는 낡은 상하수도관은 땅꺼짐의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20년이 넘은 상수도가 36.4%, 하수도가 4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상수도 노후화율이 66.1%로 가장 높고, 대구시는 하수도 노후화율 74.0%로 가장 높았다.
하수도가 노후화될 경우에는 관로가 막혀 역류 등의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오래된 하수관로의 균열로 인해 누수 및 침수가 발생해 싱크홀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서울 및 대구에서 연달아 발생한 싱크홀도 노후화된 하수관의 손상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싱크홀 원인의 43.9%가 하수관 손상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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