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비료 사용량을 늘리면 꽃의 수가 줄어들어 종국에 꿀벌을 비롯한 수분매개곤충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서섹스대학과 로담스테드연구소 연구팀은 영국에서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1헥타르(1만m²)당 100kg의 비료를 농경지에 사용했더니 수분매개자가 42% 감소했고, 비료의 양을 1헥타르당 144kg로 늘렸더니 수분매개자가 5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비료는 농경지에 주로 쓰이는 질소·칼륨·인이 함유돼 있다.
이번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진행된 생태학 실험연구로, 1856년부터 150여년간 영국 허트포드셔주 로담스테드의 파크 그래스(Park Grass) 지역에서 진행됐다.
질소비료를 늘렸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생물은 꿀벌이었다. 비료를 가장 많이 쓴 농경지에서는 꿀벌이 비료를 쓰지 않은 농경지보다 9분의 1까지 줄었다. 꽃은 비료를 1헥타르당 100kg 투입했을 경우 비료를 쓰지않은 땅보다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비료를 뿌렸을 때 빠르게 자라는 작물이 다른 식물들을 밀어내 생물다양성을 떨어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물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수분매개자의 다양성도 높아진다고 연구팀은 가정했다.
특히 질소 원료의 비료가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질소를 쓰지 않은 비료가 그나마 꽃과 수분매개자의 수를 보존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비료를 쓰지 않아 생물다양성이 보존된 초원은 영국에서 고작 1~2%에 불과했다. 영국은 1930년대 이후 97%의 초원·농경지가 비료로 개간됐고, 수분매개곤충 수도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생물다양성 친화적 농업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npj 생물다양성'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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