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연휴인 추수감사절에 선물 대신 눈폭탄이 떨어져 도로가 막히고 주택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일(현지시간) CNN, ABC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펜실베이니아, 뉴욕, 오하이오주 등 오대호 연안 지역에 1m가 넘는 폭설이 쌓였다. 이번 눈은 미국 최대 연휴인 추수감사절 직후에 쏟아지면서 집으로 돌아가던 시민들이 눈 속에 고립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미시간주 경찰에 따르면 12대 이상의 차량이 눈 속에서 충돌사고를 일으켜 운전자가 중상을 입는 일도 벌어졌다. 이로 인해 펜실베이니아와 뉴욕을 잇는 고속도로 일부가 양방향으로 폐쇄됐다. 또 뉴욕주 경찰은 추수감사절 이후 눈 때문에 최소 110대의 차량이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자 11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이튿날 자신의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행정부는 뉴욕 서부와 북부 지역의 눈보라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주 정부 기관과 100여명 이상의 주 방위군 대원이 눈보라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있다"고 전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주 방위군을 호출해 고립된 운전자를 돕고 응급 구조대원이 갇힌 사람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샤피로 주지사 측은 펜실베이니아 측 경찰이 24시간 동안 약 200건의 도로 사고에 대응했다고 집계했다.
눈은 지역에 따라 최소 30cm에서 최대 90㎝까지 쏟아졌으며 오는 3일까지 최대 150㎝까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짧은 시간에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린 이유는 우리나라에 이례적인 폭설이 내린 것과 같다. '호수 효과'(Lake effect)라 불리는 이 현상은 북극에서 내려온 찬공기가 비교적 따뜻한 오대호와 만나면서 눈 구름대가 형성됐고, 이 눈 구름대가 1m 이상의 폭설을 만들어낸 것이다.
원래 오대호 인근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적설량은 이례적이다. 미국 기상청(NWS)은 "온난화 현상으로 더운 계절이 길어지면서 오대호의 온도가 높게 유지됐고, 북극의 찬 기류가 빠르게 내려오면서 폭설 피해를 키웠다"며 "이같은 상황은 점점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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