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해의 고수온으로 해파리가 급증하면서 올들어 해파리 쏘임 사고가 지난해보다 6배 가까이 증가했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지난 3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9월 해수욕장 해파리 쏘임 사고는 총 42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 753건과 비교하면 5.6배 수준이다.
이는 기후위기로 높은 해수온도가 유지되면서 해파리 유입량이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올들어 국내 관측기록상 처음으로 일평균 해수온도가 30℃를 넘어서는 해역이 발생할 정도로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해파리떼가 극성을 부렸다.
해수온도 상승은 해파리 폭증을 야기한다. 올봄 동중국의 집중호우로 양쯔강 영양물질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파리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개체수가 폭증했고, 해수면 온도상승으로 플랑크톤까지 증가해 해파리가 생육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서해안과 남해안, 동해안의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파리는 따뜻한 바닷물길을 따라 동해안까지 유입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면적당 0.3마리에 그쳤던 독성 해파리는 올해 20~40마리로 늘어났다. 이 해파리들은 동중국해에서 발생해 해류를 따라 남해를 거쳐 동해까지 점령했다. 실제로 올해 해파리 쏘임 사고 건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이 13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977건, 강원 618건, 제주 610건, 경남 441건 순으로 집계됐다.
해파리 개체수가 워낙 많이 늘어나다 보니 매년 집행 잔액이 남아있던 해파리 제거 예산 16억2000만원은 지난 9월 모두 소진됐다. 해양수산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해파리 제거량은 6324톤으로, 지난해 제거량인 1176톤에 비하면 5.37배 늘었다.
해파리떼가 급증하면 쏘임 사고 뿐 아니라 어민들의 피해로도 이어진다. 해파리가 섞여들어가면 어구가 파손되거나 어획물의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동안 조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업량이 줄어들면 재해보험 피해규모 산정에 있어 혜택이 줄어드는 문제도 발생한다.
현재로선 어민들이 해파리를 수거해오면 1kg당 수백원 정도의 보상을 해주는 정도에 정책적 지원이 그치고 있다는 게 임호선 의원실의 설명이다. 임 의원은 "무더위로 인해 고수온, 적조에 이어 해파리까지 우리 어항을 위협하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현실이 된 만큼 기후위기 책임을 어민에 돌릴 게 아니라 체계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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