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연안에 해파리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안가를 가득 덮을 정도로 늘어나면서 어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해파리는 '노무라입깃' 해파리다. 8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제주와 남해 연안, 동해 연안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1헥타르(ha)당 108개체가 발견됐다. 지난해 0.3개체와 비교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경기해역에서는 '보름달물' 해파리 발생 빈도가 한달 사이 2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강독성을 지니고 있어 쏘이면 붓고 발열·근육마비·호흡곤란·쇼크 증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성체 무게가 최대 200㎏에 달하며 촉수를 포함해 몸길이가 1~5m나 되기 때문에 어망이나 어구를 망가트린다. 보름달물 해파리의 경우는 크기가 작고 약독성이지만 어구 등에 달라붙어 어업 피해를 유발한다.
해파리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쏘임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경북지역 해수욕장은 올해 해파리 쏘임 사고가 856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143배나 증가했고 제주도 12개 해수욕장에서도 쏘임 사고가 지난해보다 4배 가량 늘어난 346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해파리 문제가 심각해지자 경북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지난해보다 35.2% 줄었다. 특히 매년 10만명이 넘게 방문하던 월포해수욕장은 올해 고작 1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서비스(SNS) 등에는 피서지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해파리 떼를 보고 발길을 돌렸다는 글들이 계속 올라왔다. 한 유튜버는 직접 동해 연안을 찾아가 해파리 떼가 해안가를 가득 채운 모습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며칠 전에 놀러갔다가 내 몸만한 해파리를 보고 모래찜질만 했다", "심각하단 얘기는 들었는데 이정도일 줄 몰랐다", "이것도 지구온난화 때문인가?" 등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파리의 대량출몰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이 지목됐다. 윤석현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관은 "기후변화로 해파리가 출몰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반도 해수면 온도는 지난 50년간 세계 다른 지역보다 높은 1.11℃ 상승했고,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해역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19.8℃를 기록하며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해수온 상승과 연안 오염으로 인한 부영양화로 인해 해파리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풍부해지면서 해파리가 대량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부영양화란 화학 비료나 오수 유입으로 영양분이 과잉 공급되는 현상이다. 또한 연안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항만, 방파제 등 구조물 확대로 해파리 부착 유생의 서식처가 늘어난 것도 해파리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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