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상륙한 수퍼태풍 개미는 하루 670㎜의 폭우를 뿌리며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29일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25일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상륙한 태풍 개미로 인해 광둥성·광시좡족자치구·후난성·후베이성·산둥성·랴오닝성·지린성 등 중국 중부·남부·동부 지역 대부분이 모두 물에 잠겼다.
푸젠성에는 태풍 상륙 후 이틀간 250~400㎜의 비가 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512㎜ 넘는 비가 쏟아졌다. 같은 남부지역인 후난성에서는 27일 하루동안 최대 670㎜의 폭우가 쏟아져 도로·주택 등이 침수됐다. 특히 헝양(衡陽)시에서 홍수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한 숙박업소에 있던 21명이 매몰돼 이 가운데 15명이 숨졌다. 중부지역인 광둥성에도 26~27일 3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26일 오전 기준 푸젠성에선 62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농작물 피해 면적은 85.13헥타르(ha)에 달했다. 태풍으로 인한 직접 경제손실은 약 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광둥성에서도 주민 총 12만5000여명이 홍수·산사태를 우려해 대피했고, 랴오닝성에서도 3만여명이 대피했다.
'개미'의 직격타를 맞은 대만도 당국에 접수된 피해만 1만5758건이며, 누적 피해액은 약 75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 중앙기상청에 따르면 개미는 최근 수년동안 대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태풍으로 기록됐다. '개미'의 경보기간인 22일 밤부터 26일 아침까지 북동부 타이핑산의 누적 강우량은 무려 1264㎜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남부 가오슝, 핑둥, 중남부의 자이 산지에 총 1500㎜ 이상의 비가 쏟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개미'가 수퍼태풍으로 세력을 키운데는 대량의 수증기 때문이다. 태풍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밀어올린 수증기로 거대한 구름대가 형성됐고, 이로 인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실제로 태풍에서 2000㎞ 이상 떨어진 중국 동부 랴오닝성에도 폭우가 쏟아져 일부 지역이 물에 잠겼다.
개미는 지난 28일 오전 6시 중국 대륙을 통과하던 중 소멸됐지만 이 영향으로 형성된 구름대는 아직 남아있어 오는 31일까지 호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안양과 허비, 푸양, 카이펑 등 허난성 일부 현과 시에는 100~200㎜에 이르는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지역에서는 350㎜가 넘게 쏟아질 수 우려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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