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해수면만 상승?...지구 자전속도 늦춰 '하루'가 길어진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17 10:07:39
  • -
  • +
  • 인쇄


지구온난화에 의해 빙하가 녹은 물로 바닷물이 증가하면서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져 '하루'가 한 세기당 1.33밀리초(ms) 비율로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1900년~2000년까지 100년동안 24시간으로 정해져 있는 하루는 0.3~1.0ms씩 시간이 늘어났고, 2000년 이후부터는 하루가 한 세기당 1.33ms 비율로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ms는 1000분의 1초다.

지구의 자전속도가 이처럼 느려지는 이유는 빙하가 녹으면서 적도부근의 바닷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해마다 막대한 양의 빙하가 녹아내려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빙하 융용수는 적도로 향하게 되고, 빙하의 압력이 약해진 자리에 대륙이 솟아오르면서 지구가 타원형에서 동그란 원형에 가까워지게 된다. 지구 형태가 원형에 가까워질수록 자전속도는 느려진다.

앞서 다른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빙하의 녹은 물로 인해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올 3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CSD) 지구 및 행성물리학 연구소의 덩컨 애그뉴 교수연구팀은 극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자전축에 영향을 미쳐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져 '윤초'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윤초'는 지구의 자전주기인 천문시와 세슘 동위원소 진동수를 기준으로 한 원자시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보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지구의 자전주기는 달의 위치에 따른 중력의 영향, 해류의 순환, 내핵의 이동 등에 의한 변수로 자전축이 흔들리면서 조금씩 느려진다. 1972년 도입된 윤초는 지금껏 27차례 적용됐다. 2년에 한번꼴로 더해지던 '윤초'는 지구의 자전속도가 빨라지면서 2016년 이후 8년째 더해지지 않고 있다.

이번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의 연구결과는 미국 UCSD 연구결과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를 추정한 것이다. 연구진은 비록 1000분의 1초에 불과한 변화라고 해도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루가 늘어남에 따라 정확한 시간에 근거해 체결되는 금융거래에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전속도가 느려지면서 위성항법장치(GPS)와 같은 위성기술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변동되는 하루 시간에 맞춰 여러 프로그램을 재설정하거나 잠재적 오류를 우려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구진은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온난화 현상을 완화하지 못한다면 2100년부터는 하루의 시간이 2.6ms씩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베네딕트 소야 취리히 연방공과대 교수는 "과거 수십억년 동안 진행돼온 변화가 탄소배출로 인해 불과 100~200년 사이에 진행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가 온도상승 등 지역적인 현상뿐만 아니라, 자전이라는 지구의 근본 기능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지자체 ESG평가 화성시 유일하게 'A+'...겨우 꼴찌 면한 서울

경기도 화성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ESG행정평가에서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서울시는 C+등급으로 꼴찌를 겨우 면했다.한국ESG평가원

현대차그룹, 40대 임원으로 '물갈이'..."혁신주도할 핵심리더 발탁"

현대자동차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40대 임원으로 '물갈이'했다. 지난 11월 부회장 1명, 사장 4명을 승진시킨데 이은 후속 인사다. 현대차그룹은 성

문턱 낮아진 탄소거래시장...'VCM 거래플랫폼' 내년 줄줄이 개장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민간 플랫폼이 줄줄이 등장할 전망이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5개 이상의 자발적 탄소시장(V

서스틴베스트,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 '반대' 권고..."피합병법인 저평가"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분할합병에 '반대'를 권고했다.9일 서스틴베스트는

KT&G, 온실가스 감축 목표 'SBTi' 승인 획득

KT&G가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이하 SBTi)'로부터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2045 넷제로(Net-Zero) 목표'에 대한 승인

대한항공 옛 정비복 '드라이버 파우치'로 재탄생

대한항공이 버려질 뻔한 낡은 정비복을 활용해 정비사용 드라이버 파우치를 제작했다고 6일 밝혔다.대한항공은 올해 4월 정비사 등 안전현장 직군을

기후/환경

+

올겨울 '라니냐' 발생 확률 55%..."강도 약하고 지속기간 짧을 것"

올겨울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발생하더라도 강도가 약하고 지속기간도 짧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11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

탄소중립 담당부서가 왜 동물복지 산하에?...생뚱맞은 농림부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육성해야 할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를 담당할 부서를 동물복지환경정책관 산하에 배치해 의아스럽게 만들고 있다.농림축산식품

내년 커피값 또 오르나?...기후변화에 원두값 47년만에 '최고치'

내년에 커피가격이 또 오를 전망이다. 커피 원두 주요 생산국들이 기후변화로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원두가격이 4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계적

툰드라 '탄소저장고' 옛말...잦은 산불에 탄소배출원 전락

수천년동안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해왔던 북극 툰드라가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산불로 탄소배출원로 변하고 있다.10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

관광산업 탄소배출량 '전세계 온실가스의 8.8% 비중'

전세계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8.8%가 관광산업에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관광부문에서 효과적인 탄소 감축 조치가

기후위기로 보험업 '흔들'...삼성화재, 기후대응 평가 '낙제점'

기후위기로 전세계 보험손실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화재의 기후위기 대응은 전세계 30개 주요 보험사 가운데 19위로 하위권에 머무는 것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