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는 전체 수요 증가치 따라잡기도 벅차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화석연료 비중을 대체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에너지 수요 증가로 지난해 화석연료 사용량이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에너지 인스티튜트(EI)가 발간한 '세계에너지 통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세계 1차에너지 사용량 620엑사줄(EJ) 가운데 화석연료 사용량은 505EJ로, 전체의 81.5%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대비 비중이 0.5% 감소한 수치다.
언뜻보면 화석연료 사용량이 줄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상대적인 비중이 소폭 감소했을 뿐이다. 2023년 전세계 에너지 수요가 전년대비 2.5% 증가했는데, 상당부분 화석연료가 사용되면서 사용량이 되레 늘어난 것이다. 2023년 화석연료 사용량인 505EJ은 전년대비 1.5% 증가해 7.5EJ가량 늘어난 값이다. 1EJ가 원유 1억7000만배럴의 에너지량인 것에 비춰볼 때 전세계는 지난해 12억7500만배럴의 원유를 더 쓴 셈이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 사용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1차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 역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차에너지 부문 탄소배출량은 전년대비 2% 증가해 처음으로 400억톤을 넘어섰다.
반대로 재생에너지는 증가폭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증가분을 쫓아가기 급급한 수준이다. 지난 2023년 재생에너지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4748테라와트시(TWh)에 달했다. 이를 EJ로 환산하면 17EJ다. 지난해 전세계 1차에너지 수요인 620EJ은 전년대비 2%인 12EJ 늘어난 것인데, 전체 재생에너지 증가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권역별로 보면 유럽연합(EU)은 산업혁명 이후 처음으로 화석연료 비중이 70% 아래로 떨어졌고, 미국은 화석연료 사용량이 2% 감소한 반면 인도와 중국은 화석연료 사용량이 각각 8%, 6% 늘었다.
KPMG 에너지 책임자이자 이번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사이먼 벌리는 "재생에너지 증가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한해에도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하면서 화석연료 비중은 사실상 변함이 없었다"며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해 개발도상국이 재생에너지 보급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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