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일부지역은 지표온도가 무려 70℃까지 치솟아 땅이 불판처럼 달궈졌다.
14일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기상국은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허베이성 중남부와 산둥성, 허난성, 산시성 남부, 안후이성 북부 등지 지표기온이 60℃를 웃돌았고 일부는 70℃를 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서부 신장지역 지표면에 꽂힌 초대형 온도계 눈금이 75℃까지 올라간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표온도는 지표면에서 1.5~2.0m 위에서 측정하는 대기온도(기온)와 달리 차폐물이 없는 상태에서 측정한 지표면 온도를 뜻한다. 날씨 영향을 직접 받아 여름철 오후에는 급격히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지표면이 70℃ 넘도록 달궈지자 더위로 인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중부지역에 있는 안후이성에서는 집 앞마당에서 맨발로 거닐던 아이가 발바닥에 화상을 입었다. 한낮에 등산을 간 20대 여성은 열사병으로 숨지기까지 했다.
더위에 시달리는 한 중국 누리꾼은 "오후 2시쯤 차를 몰고 나가면 헤어드라이어 20대가 동시네 내 얼굴에 열풍을 쏘아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중국 남부 일부지역은 폭염에 가뭄까지 겹쳐 농가가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 SNS에는 산둥성 마을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가 오기를 기도하는 '기우제'를 지내는 모습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은 농작물이 자라야할 밭이 물 부족으로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있는 모습을 올리면서 하소연하기도 했다.
중국 기상당국은 이번 더위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위의 직접적인 원인은 몽골지역에서 형성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서쪽에서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몽골지역 고기압은 인도양의 대류 현상에 의해 형성되는데, 최근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대류 활동이 더 활발해졌고 이로 인해 몽골지역 고기압이 크게 발달하면서 중국 곳곳에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기후센터 리슈창 주임은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중국 고온 날씨의 첫 출현 날짜가 앞당겨졌고 발생빈도 또한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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