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날씨가 심상치 않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날마다 지구촌 곳곳에서 이례적인 폭우와 홍수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힌 가운데 우리나라도 오는 여름철 폭우가 내릴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로이터 통신, AP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단 하루동안 한 달 치 비가 쏟아져 지역 주민 3000여명이 대피했다. 해당 지역의 강이 범람하면서 도로와 도시는 물바다가 됐다. 남부 슈투트가르트 인근에선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달리던 열차를 덮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아프리카 동부 케냐에서는 건기인 지난 4월부터 내린 폭우로 수백여 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국립기상청 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동아프리카 국가들에 평년보다 최대 6배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5월 초에는 사막 기후인 두바이에도 1년치 강수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최대 규모 국제공항이 폐쇄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 20일에는 미국 콜로라도주 북동부와 폴란드 중서부 도시 그니에즈노에 갑작스런 우박 폭풍이 몰아쳤다. 콜로라도주에는 우박이 18.3㎝ 규모나 쌓였고, 폴란드에는 우박 위로 호우까지 겹쳐 도로에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얼음 강이 펼쳐졌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지난 4월부터 전국 곳곳이 폭우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남부에 위치한 광시성, 광동성, 후난성 등에 최대 610㎜에 달하는 비가 쏟아져 도시 대부분이 잠겼다. 또 지난 30일 베이징에는 맑았던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면서 돌풍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가로수가 뿌리채 뽑히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우기를 빗나가 내리는 이례적인 폭우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지구 평균기온은 1.6℃가량 상승해 지구온난화 임계치로 불리는 1.5℃를 일시적으로나마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오르면서 해수면 온도도 상승했는데, 지난해 전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1℃로 전년 대비 0.25℃가량 올랐다. 문제는 앞서 20년간 오른 평균 해수면 온도가 0.5℃라는 점이다. 즉, 1년 만에 20년에 달하는 급격한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이 대량의 수증기 발생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통해 '대기의 강' 현상이 나타나며 이례적인 폭우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앤드루 데슬러 텍사스 A&M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의 기후 경향성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20세기의 기후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경고했다.
전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우리나라에도 닥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5일 한라산에 900㎜나 되는 물폭탄이 쏟아졌고, 이외에도 광양, 보성 등에도 20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에 다가오는 장마철에는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상청은 지난 23일 6~8월 3개월 기상 전망을 발표하면서 오는 6~8월은 평년보다 무더울 확률이 50% 이상이며, 7~8월에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