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작지 전용 우려...기술해법에 투자해야
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이미 대기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탄소포집량이 현재보다 4배 이상 늘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을 포함한 50여명의 기후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연구단체 '탄소제거현황'(The State of Carbon Dioxide Removal)은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억제하려면 현재 연간 20억톤 수준의 연간 탄소포집량을 70~90억톤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구온난화는 수백년간 대기중에 머무는 이산화탄소가 누적되면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당장 탄소배출을 멈추더라도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온난화를 진행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2023년 기준 4000억톤에 이르는 연간 탄소배출량을 2050년까지 '0'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일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대비 1.5℃~2℃ 이내로 유지하려면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1700억~2600억톤을 제거해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30년 남짓한 사이에 매년 대기중 이산화탄소 70~90억톤을 포집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연간 탄소포집량은 20억톤 수준이다. 게다가 탄소제거의 99% 이상이 산림복원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인구가 폭증하면서 식량과 바이오연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산림이 이 수요를 충족할 작물을 기르기 위한 경작지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작정 산림만 늘리기보다 탄소제거를 위한 기술적 해법에 투자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된 8억5600만달러(약 1조1744억원) 가운데 탄소제거 기술 스타트업에 투입된 비중은 1%에 불과했다. 또 현재 탄소포집량 가운데 산림복원이 아닌 기계설비로 탄소를 직접 포집해 땅속에 격리시키는 방식 등 기술적 해법이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그쳤다.
이에 보고서는 기술에 대한 직접 투자뿐 아니라 제거된 탄소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해 국내외적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하고, 탄소배출권과 연동해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 주도로 탄소제거 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화석연료 발전을 연장하기 위한 투자나 화학적·생물학적으로 탄소순환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경우 검증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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