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훔볼트' 빙하...베네수엘라 마지막 빙하 잃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5-09 13:31:56
  • -
  • +
  • 인쇄
▲베네수엘라 훔볼트 빙하 (사진=헤이손 구스만 베네수엘라 메리다 주지사 소셜미디어 캡처)

베네수엘라의 '훔볼트' 빙하가 크게 줄어들면서 빙원(氷原)으로 격하됐다. 이는 얼음장에 불과한 수준으로, 더이상 빙하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각) NBC, 액시오스 등 외신은 베네수엘라는 현대에 빙하를 모두 잃은 최초의 국가가 됐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해발 약 5000m에 위치한 '시에라 네바다 데 메리다 산맥'에 6개의 빙하가 있었다. 이 가운데 5개 빙하가 지난 2011년 사라졌고, 훔볼트 빙하만 베네수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인 피코 훔볼트(Pico Humboldt)에 남은 상태였다.

'라 코로나'(La Corona)로도 알려진 훔볼트 빙하는 적어도 1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빙하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녹으면서 2헥타르(ha) 미만의 면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훔볼트 빙하는 빙원으로 재분류됐다.

생태학자 루이스 다니엘 람비는 "빙하가 2019년 0.04㎢에서 2023년 12월 약 0.02㎢로 감소했다"면서 "현재는 0.02㎢ 미만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헤레라 교수는 "베네수엘라 안데스 지역의 경우 최근 몇 달간 1991~2020년 평균기온을 웃도는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며 "이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더럼대학 빙하학자 캐롤라인 클라슨 교수는 "훔볼트 빙하의 손실은 보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잃는 일"이라며 "독특한 미생물 서식지부터 문화적 가치에 이르기까지 빙하가 주는 모든 것을 잃는다"고 말했다.

람비는 "빙하는 이 지역의 문화 정체성과 산악 및 관광 활동의 일부였다"며 "이번 일은 기후변화가 고산 생태계에 가져오는 변화를 연구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빙하를 보호하고자 특수덮개까지 설치했으나 전문가들은 무용지물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전세계가 기후변화에 엘니뇨로 인한 이상기후를 겪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이 열대 빙하의 소멸을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레라 교수는 베네수엘라 다음 빙하가 사라질 국가로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슬로베니아를 지목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파푸아 섬과 멕시코는 최근 몇 달간 기록적인 더위를 경험하면서 빙하가 더욱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슨 교수는 "이번 일은 전세계 모든 빙하가 기후변화로 겪을 수 있는 변화"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기후/환경

+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