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소음이 알을 비롯해 조류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마일렌 마리에테 호주디킨대학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도시 교통소음에 노출된 알과 새끼새는 성장 및 번식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마리에테 박사는 "소리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소음공해 감축에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소음공해가 새들에게 스트레스를 미친다는 연구는 늘고 있다. 다만 소음이 새끼때부터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얼룩말핀치새의 알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침묵 혹은 녹음된 동종의 울음소리에 노출시켰고, 다른 한쪽은 녹음된 도시 교통소음에 노출시켰다. 소리 노출 새에겐 태어난 후에도 하루 약 4시간 최대 13일동안 이뤄졌다.
그 결과, 알이 소음에 노출되면 부화율이 약 20%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끼의 경우 크기가 10% 더 작아지고 무게도 15% 더 가벼워졌다. 또 손상된 적혈구가 증가하고, 스트레스와 나이가 늘수록 짧아지는 DNA의 일부인 텔로미어는 길이가 더 짧아졌다.
그 영향은 새들이 더이상 소음공해에 노출되지 않고 4년 후 번식기로 넘어간 후에도 지속됐다. 생애 초기에 소음에 영향을 받은 새들은 동종 번식량의 절반도 안되는 새끼를 낳았다.
마리에테 박사는 소음 노출 수준이 비교적 경미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향이 이렇게 강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충격을 드러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동물청각전문가 로버트 둘링(Robert Dooling)은 "일반적으로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매우 어린 새, 특히 알속의 새는 소리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낮거나 전혀 없다고 가정하지만, 이번 연구는 소음이 발달에 미치는 악영향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음향생태행동학 교수인 한스 슬라브베코른은 "이전에 자신의 연구팀이 병아리와 그 부모를 소음공해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을 때 어떤 영향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결과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에 슬라브베코른 교수는 둥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등 부모의 행동변화가 소음의 부정적 영향을 줄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슬라브베코른의 연구에 따르면 공항 인근에 서식하는 새들은 부분적인 청각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큰 소음에 노출된다. 그는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이런 영향이 누적되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수준이 얼마나 많은 새와 어떤 종에 적용되는지 정확히 파악하려면 보다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새의 성장을 저해하는 소음의 크기, 패턴, 높낮이가 있는지, 혹은 다른 요인이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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