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빈도와 강도를 더해가는 '기후위기'에 대해 정당과 후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4일 소비자기후행동은 현역 국회의원이 1명 이상 있는 정당의 중앙당과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기후위기 관련 정책을 질의한 결과를 공개했다. 질의 내용은 △국가의 기후위기 책임 및 역할을 담은 헌법 개정 필요성 △온실가스 저감 및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 △탈플라스틱 전환 △기후행동보상제 등이다.
후보자 697명 가운데 질의서 회신을 희망한 후보 349명에게 질의서가 발송됐다. 이 가운데 질의서를 회신한 후보는 74명(21.2% 응답률)이었다.
먼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98.6%는 '심각하다', 90.6%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새로운 헌법의 필요성에 대해 후보자 대부분은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후위기가 '단순히 환경문제를 넘어 인류와 지구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라는 점, 따라서 '국민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명확하게 보장하고, 이를 위한 국가와 개인의 의무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온실가스 저감 및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지난 2023년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차지하는 산업부문 온실가스 저감 목표(14.5%→11.4%)와 재생에너지 저감 목표(30.2%→21.6%)를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후보들은 '적절하다'고 보았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로 답한 후보들은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생산에 불리한 자연 여건으로 판단, 선진국들의 자국산업 보호논리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 '적절하지 않다'는 후보들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가장 중요한 부문은 산업부문인데, 이를 낮춘다면 RE100 시대 장기적으로 우리 산업의 쇠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이다.
플라스틱 오염에 대해 후보자들 대부분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탈플라스틱 대책 추진을 위한 국가적인 컨트롤 타워를 설치해 플라스틱의 제조생산, 유통소비, 분리배출, 수거선별, 재활용 등 단계별 대책수립을 해야 하고, 플라스틱 용기 생산 및 사용업체에 탄소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미세플라스틱의 종합적인 대응체계 마련을 위해 발의됐지만, 현재 계류중인 '미세플라스틱 특별법'에 대해서는 '22대 국회에서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이 100%에 달했다.
소비자기후행동이 제안하는 '기후행동보상제'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기후행동보상제는 기후재난을 복구하는 비용으로 해마다 지출되는 비용을 '예방과 전환'을 위한 예산으로 전환하고, 해당 예산을 활용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시민들이 공익적 활동에 참여할 경우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다. 소비자 권리와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합리적인 제도라는 의견에서다.
소비자기후행동 이차경 사무총장은 "기후위기는 자연 재난뿐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안보,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며 시민의 안전과 생명, 건강, 인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안"이라며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후보에게, 지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우리의 생존을 위해 귀한 한표를 행사해야 한다"며 이번 조사의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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