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500톤 포집...산성도 낮춰 굴양식에도 도움
바닷물로 탄소를 포집하고, 부산물로 수소와 콘크리트 원료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1일(현지시간) 테크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스타트업 엡카본(Ebb Carbon)은 최근 워싱턴주에 탄소포집 시설 착공 준비에 나섰다. 대기중 탄소를 직접 기계설비로 빨아들여 포집하는 대부분의 탄소포집 기술과 달리, 이 회사는 바닷물을 처리하면서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다.
바다는 인간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30%를 흡수한다.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45%는 대기중에 흩뿌려지고, 25%는 토양과 식물에 저장된다. 하지만 최근 탄소배출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바다에 녹아든 이산화탄소가 포화 상태다. 바다의 이산화탄소 포화도가 높아질수록 대기중에 잔류하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짙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기후위기를 촉진시킨다.
또 이산화탄소는 바다를 산화시켜 산호백화 현상을 일으키거나 적응하지 못한 갑각류 및 플랑크톤 등 바다생물의 집단폐사를 유발한다. 엡카본은 이 점에 착안해 바닷물의 탄소포화도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엡카본이 개발한 '양극성 막'에 바닷물을 투과시키면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산성 용액과 알칼리성 용액으로 분리된다. 다른 물질을 투입할 필요없이 전기에너지만 공급되면 가능하다.
분리된 알칼리성 용액은 인근 바다로 되돌려보내진다. 알칼리성 용액이 바닷물 속에서 이산화탄소와 만나게 되면 중탄산염 형태로 굳어져 탄소를 저장하게 된다. 탄소포화도가 줄어 산성도가 중화되고, 그만큼 바다는 추가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게 된다. 남아있는 산성 용액은 콘크리트나 시멘트를 생산하는 데 투입될 수 있다는 게 엡카본의 설명이다.
엡카본의 솔루션은 기존 인프라와도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엡카본은 올해 안에 워싱턴주 포트엔젤레스의 해수담수화 시설과 연계해 1년에 500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파일럿설비를 완공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수력발전으로 가동되고, 부산물로 1분당 20리터(L)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탄소포지티브' 시설이 될 전망이다.
특히 워싱턴주 인근 바다에는 굴과 조개 양식에 수천명이 종사하는 등 관련 산업이 발달해 있다. 알칼리성 용액을 방출해 인근 바다의 산성도를 낮추면 지역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다량의 알칼리성 용액을 바다로 방출했을 때 생길 수 있는 환경영향에 대한 우려로 엡카본의 파일럿설비는 워싱턴주 당국으로부터 완전한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엡카본은 플랑크톤, 해초, 연어, 범고래, 혹등고래에 이르기까지 해양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화학적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를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엡카본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에너지부 산하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PNNL)와 함께 기후 및 해양생태계의 건강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며 "포트엔젤리스 지역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파일럿설비 부지 선정을 위한 논의를 계속중이며 사업이 긍정적으로 진척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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