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신뢰성 넘어야 할 산 "VCMI 클레임 활용해야"
현실로 닥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해법을 시급히 찾아내기 위해 '자발적 탄소시장'(VCM)을 중심으로 판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VCM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발적탄소시장연합회'(VCMC)가 출범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SDX재단 전하진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7년이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5℃을 넘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 국제사회의 탄소감축 노력은 과감하게 변하지 않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탄소감축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각국이 정부 차원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기관을 규제하는 탄소시장이 운영중이지만, 예산운용의 틀 속에서 경직돼 속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따른다. 이에 전 이사장은 VCM이 민간의 활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VCM은 국제조약이나 정부 규제에 따른 감축의무가 없는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탄소감축 사업을 벌이고, 감축실적에 대해 제3의 민간기관으로부터 인증 받은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VCM을 구심점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활성화되면 민간에서의 탄소중립 노력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고, 기술개발을 위한 촉매제로도 작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 이사장은 "질소비료가 농업혁명, 증기기관이 산업혁명, 인터넷이 정보화혁명을 일으켰듯이 탄소문제를 일거에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 시급한 상황이고, 그 구심점이 VCM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VCM이 민간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투명성과 신뢰성에서 문제가 되는 '그린워싱' 우려, 그리고 통합된 기준이 없어 시장구조가 파편화돼 있다는 점은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VCM 무결성 이니셔티브'(VCMI) 소속 박소현 연구원은 "VCMI는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탄소배출권' 기준인 △온실가스 인벤토리 공개 △과학기반 감축목표 및 관련정보 공개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재무 및 거버넌스 정보 공개 △파리협정 목표와 일관된 정부정책 지지 등 4가지 기본조건을 제시해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VCMI 클레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그린워싱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VCMC 초대회장으로 유제철 전 환경부 차관이 취임했다. 유제철 VCMC 회장은 "당장 넷제로를 한다 해도 온실가스는 앞으로 수백년간 대기중에 남아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모든 경제주체가 온실가스를 줄여가도록, 투자와 보상이 이루어지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VCMC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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