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 여객기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졸음운전을 해 항로를 이탈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가 9일(현지시간) 공개한 바틱에어의 항로 이탈 사고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 오전 인도네시아 남동부 술라웨시섬 할루올레오 공항을 출발해 수도 자카르타로 향하던 바틱에어 A320 항공편은 기장과 부기장의 졸음으로 항로가 이탈됐다. 당시 이 여객기에는 승객 153명과 승무원 4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기장은 비행기가 순항 고도에 도달하자, 휴식을 취하기 위해 부기장에게 조종간을 맡기고 낮잠을 자러갔다. 기장은 45분가량 잠을 잔 뒤 부기장에게도 휴식을 권했지만 부기장이 괜찮다고 거절해 다시 잠들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기를 조종하던 부기장도 졸고 말았다. 기장과 부기장 모두 잠들어버리면서 여객기는 항로를 이탈하게 된 것이다.
자카르타 통제센터가 항로를 이탈한 여객기에 연락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통제센터와 마지막 교신을 한 부기장은 28분동안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잠에서 깬 조종사가 교신에 응답하면서 다행히 비행기는 별다른 사고없이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당시 조종사는 무선교신 응답이 늦은 것에 대해 '무선통신 문제'로 둘러대기도 했다.
두 조종사 모두 인도네시아인으로 기장은 32세, 부기장은 28세였다. 일반적으로 몇 시간씩 이어지는 비행의 경우 안정적인 고도에 진입하면 기장과 부기장이 번갈아가며 휴식을 취한다. KNKT에 따르면 이 부기장은 최근 태어난 쌍둥이 자녀를 돌보느라 비행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KNKT는 바틱에어에 적절하고 정기적인 조종석 점검을 실시하고 조종사와 승무원이 비행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세부절차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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