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동토의 땅' 옛말?...메탄 배출하는 습지 4배 늘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4 11:18:40
  • -
  • +
  • 인쇄
빙붕 줄면서 얼어붙은 땅이 습지로 변해
동토에 저장돼있던 메탄, 대기중으로 방출
▲2016~2019년 그린란드 습지면적. 30년새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습지가 생겨나면서 점차 그린란드가 녹화하고 있다. (자료=사이언티픽 리포트)

지난 30년동안 그린란드 습지면적이 4배나 늘어났다. 늘어난 습지면적만큼 메탄이 배출되면서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 리즈대학교 마이클 그라임스 박사연구팀이 그린란드의 얼음면적을 지난 1986~1989년과 2016~2019년의 위성사진 자료를 활용해 30년 터울을 두고 비교한 결과, 그린란드의 빙붕이 2만8707㎢ 후퇴한 것으로 분석됐다.

빙붕이 사라지고 얼어붙은 땅이 녹으면서 그 자리에 식물이 자라고 물이 고여 습지가 된 면적이 3만295㎢에 달했다. 이는 30년 전에 비해 380% 늘어난 수치로, 우리나라 국토면적(10만210㎢)의 3분의 1에 달하는 습지가 생겨난 셈이다.

이처럼 습지면적이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그린란드 지역의 온난화가 다른 곳에 비해 유독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얼음과 눈이 녹으면서 햇빛을 반사하는 흰색 면적이 짙은 색의 땅으로 바뀌면서 그만큼 햇빛을 흡수하는 양이 늘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결국 그린란드의 연평균 기온 상승폭은 전세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 2배가량 높아진 상황이다.

습지로 변한 땅에서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최대 84배나 높은 메탄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그린란드가 위치한 북극 주변에는 메탄을 잔뜩 머금은 동·식물 잔해가 오랜기간 얼어붙어 지표면과는 격리돼있는 영구동토층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곳이 식생이 우거진 습지로 변하면서 식물의 뿌리를 타고 메탄이 대기중으로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또 압력이 약해진 틈을 타고 메탄과 지하수가 함께 쏟아져나오는 용천이 형성돼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메탄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대기로 방출된 메탄은 강력한 온실효과로 다시 온난화를 부추기는 '되먹임 현상'으로 이어진다. 연구논문의 주요저자인 그라임스 박사는 "빙붕이 후퇴하고 습지가 확장되면 연안의 수질이나 영양상태도 바뀌게 된다"면서 "이로 인해 주변에서 수렵·채집 등으로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삶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녹은 빙붕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변화를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3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KCC·HD현대, 수용성 선박도료 기술 공동개발

KCC가 HD현대 조선4사(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손잡고 수용성 선박용 도료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6일 밝

기후/환경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동남아 '끈적' 중앙아시아 '건조'…亞 지역별 폭염 양상 다르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대륙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

"혼합금융·전환금융...점점 다변화되는 녹색금융 시장"

국제 전문가들이 "녹색국가를 이루려면 녹색금융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의 목적, 방향, 결과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이 실무로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 합의…2년마다 목표 재평가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EU 27개국 환경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시간 넘게 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