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연소과정서 CO2 84배 메탄누출
타이태닉호의 5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크기의 크루즈선 '아이콘 오브 더 시스'(Icon of the Seas)가 출항하자마자 메탄배출에 대한 우려로 환경단체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아이콘 오브 더 시스'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첫 출항을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크루즈선은 로열캐러비언그룹이 20억달러(약 2조6743억원)를 투자해 투르쿠 조선소에서 건조한 것으로, 무게 25만800톤에 길이 365m에 이른다. 7개의 수영장과 6개의 워터슬라이드, 40여개의 레스토랑, 바, 라운지 등을 갖춘 초호화 여객선은 7600여명까지 승선할 수 있다.
이 크루즈선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초대형 크기뿐만 아니라 기존 크루즈선과 달리 선박용 경유나 중유가 아닌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고 있다고 로열캐러비언그룹이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 규정보다 탄소배출량을 24% 더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LNG에 대한 메탄배출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LNG가 전통적인 선박용 연료와 비교했을 때 탄소배출량이 적은 건 사실이지만, LNG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4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지닌 메탄이 새어나오기 때문이다.
LNG가 100% 배의 동력으로 전환되지 않는 이상 나머지는 메탄으로 누출되게 된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 조사결과 평균 크루즈선들의 연료 가운데 6.4%가 메탄으로 대기중에 배출된다. ICCT 해양프로그램 국장 브라이언 코머는 "LNG 선박으로의 전환은 잘못된 방향"이라며 "메탄 누출로 LNG가 기존 선박용 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1.2배 더 많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현재 300여개의 크루즈선이 운항중인 가운데 6%만이 LNG 추진선이다. 2024~2028년까지 발주된 크루즈선 54개 가운데 63%로 LNG 추진선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비영리 환경단체 스탠드어스(Stand.earth)의 선박캠페이너 애나 바포드는 "지난해 IMO가 해운업계의 2050 넷제로를 추진하면서 메탄에 대한 기준도 강화할 것으로 예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IMO 기준대로면 크루즈선의 메탄누출량은 3.5%인데, 향후 ICCT의 기준처럼 더 빡빡한 기준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요구 압박도 거세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지난 2023년 11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등 13개국은 '국제 메탄측정 표준화 협의체'(MMRV)를 발족하는 등 국제사회도 '탈메탄'에 속도를 내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