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오래하면 머리 나빠진다"...사실이었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05 17: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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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너무 많이하면 머리가 나빠진다"던 부모님의 잔소리가 사실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5일 삼성서울병원 최정석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게임중독이 뇌에 실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18~39세의 게임중독 환자 26명과 정상 대조군 25명을 대상으로 휴지기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과 사건 관련 전위 뇌파검사(EEG)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하루 4시간 이상, 1주에 30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인터넷 게임중독 대상으로 정의하고 정상 대조군은 하루 2시간 미만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검사 특성에 따라 기능적 MRI는 뇌 영역의 활동성을 관찰해 기능 장애 여부 판단이 가능하고, 뇌파검사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뇌 영역별 기능을 조사하는 데 활용됐다. 연구팀은 두 검사를 함께 시행하면서 상호 보완해 정확성을 높였다.

기능적 MRI 검사는 대상자들이 깨어있지만,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쉬는 상태에서 이뤄졌다. 뇌파검사는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자극에 따라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중독군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기능적 MRI 검사에서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 뇌 활성이 증가했고, 정작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은 감소했다. 또 우측 하측두회와 우측 안와회, 일부 후두부에서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에서의 반응은 모두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는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기능적 MRI 검사 결과와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검사 결과, 게임 중독군과 대조군 간 차이가 눈에 띈다(사진=삼성서울병원)

하측두회는 인지 기능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으로 기억 외에도 언어, 시각, 지각 등 특정 양상과 감각 기능을 조절한다. 또 안와전두피질 외측 일부인 안와회는 처벌 관련 상황에서 활성화돼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부분이다.

연구진은 여러 뇌 영역에서 뇌 활성 변화가 관찰되고,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반응이 상호작용을 보이는 것은 인지 처리능력이 비효율적으로 발휘돼 결과적으로 뇌의 기능이 저하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축적된 인터넷 게임 습관과 감정에 대한 기억에 따라 게임 중독자들의 해마와 편도체 기능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해마와 편도체 사이 상호관계는 감정에 대한 기억과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게임 중독으로 인해 감정 처리 능력이 저하된 것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만장일치로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하며 정식 질병코드를 부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오는 2025년까지 질병 코드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게임 이용자 및 업계 관계자 측에서 명확한 기준과 근거없이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의 선에 놓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정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 생활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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