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공시 법제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4 17:44:58
  • -
  • +
  • 인쇄
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기후위기 대응 차원
기후공시 세계적 흐름...올초 일본도 법제화 마쳐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국회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제개혁연대, 플랜 1.5 등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기후공시의 법제화를 촉구했다. (사진=그린피스)


기후공시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국회의원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을 사업보고서에 담는 '기후공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후공시 제도는 전세계적으로 도입이 빠르게 준비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기후금융'이 탄탄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후금융'은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기업에는 자금줄을 옥죄고, 기후위기에 잘 대응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재원을 말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기후위기 대응을 잘하는 기업을 가리기 위해 투자자들이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잘 하는 기업을 명확하게 판별하기 위해서는 '기후공시'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주요국 금융규제 당국, 국제회계기준(IFRS) 등이 앞장서서 기후공시 도입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에 공표된 IFRS의 ISSB 표준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유럽 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은 공통적으로 재무제표가 공시되는 연차보고서에 기업의 기후대응 정보를 담도록 규정했다. 일본은 벌써 올해 3월 기업의 유가증권 보고서 등에 지속가능성 정보공개 법제화를 마쳤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기후관련 정보에 대해 주주의견을 수렴하거나 심의를 받는 절차인 '세이 온 클라이밋'(Say on climate) 제도를 도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기후공시와 관련한 자체 기준안은 물론, 어떤 일정으로 의무화를 해나갈지에 대한 '로드맵'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규제당국인 금융위원회는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기후공시를 법정 공시가 아닌 한국거래소 공시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법정 공시가 아니면 기업은 기후공시 내용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이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기업이 사업보고서에 기후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 제시된 공시항목은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가능성이 있는 기후변화 관련 기회와 위험 및 대응계획 △온실가스 요소별 배출량과 감축목표 △이행 현황과 의사결정구조 등이다. 아울러 이사회는 기후 대응계획과 감축목표, 그리고 그에 따른 이행계획을 정기주주총회에서 표결 대상 안건으로 상정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이러한 내용을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한다.

김성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역량정보를 법정 공시하도록 하고, 거짓 공시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금융위는 최근 재계의 요청에 따라 의무 공시 시기를 2026년 이후로 연기하면서 의무 공시 시행이 불투명해졌다"며 "ESG 공시를 강화하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이자 탄소중립을 기준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 중인 산업 변화와도 엇나가는 결정이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는 그린피스, 경제개혁연대, 플랜 1.5 등 시민사회단체도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공시의 법제화를 촉구했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법적 강제력 없이는 그린워싱을 막을 수 없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며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자체적으로 통과시켰고, 일본도 이미 올해초 법제화를 마친 상태로, 한국 역시 기후 공시 제도를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