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이 토양 생태계와 질소 순환을 교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미세플라스틱의 크기와 농도에 따라 콩과식물(대두, 강낭콩, 팥 등)의 질소고정 효율이 변할 수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콩과식물의 뿌리혹에 존재하는 세균인 '뿌리혹박테리아'는 대기중의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형태를 바꿔줘 생장에 도움을 준다.
KIT의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는 미세플라스틱이 토양 내 질소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콩과식물이 생육할 토양에 플라스틱을 노출시켰다. 재질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크기는 서브 마이크론(Sub-Micron; 1~2㎛) 크기로 실제 환경에서 발견되는 오염물질 농도의 최저치인 50㎎/㎏을 노출했다.
그 결과, 대두의 생육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유기물 함량, 양이온 치환용량(토양이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보유할 수 있는 능력)과 같은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변했다. 또 토양과 식물에서 질소화합물 축적을 통해 질소 순환과 관련된 박테리아가 활성화된 것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식물뿌리 영역(근권)에 미생물 군집 구성이 변화했고, 특히 질소고정 및 질산화에 관여하는 박테리아의 수와 유전자 발현도 증가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에 의해 식물뿌리 영역에 질소 순환과 관련된 미생물 군집 수와 활성이 변화한 탓으로 분석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식물세포 손상, 활성산소종(ROS) 생성, 광합성 및 발아 감소, DNA 손상 등으로 식물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토양-식물 환경에서 주변 근권 미생물의 풍부도와 다양성에 영향을 줘 질소 순환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윤학원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을 실험실 조건의 고농도 대신 실제 환경과 유사한 농도에서 확인한 연구결과로, 미세플라스틱의 크기와 농도와 같은 다양한 변수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영향 연구가 필요하다"며 "특히 최근 농업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오염이 가속화되는 만큼 전지구적으로 미칠 수 있는 질소 순환과 같은 생지화학적 영향 연구가 다각도로 이루어져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분야의 국제학술지 '위험물학회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10월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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