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단기악재 환경은 장기악재...2024년 '석유화학' 타격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8 08:00:02
  • -
  • +
  • 인쇄
하나금융연구소 '2024년 일반산업 전망' 발간
대부분 기저효과에 기인한 제한적 회복세 전망
▲ 2024년 산업전망 및 장기방향성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5년 국내 경제에 고성장에 다다른 중국은 단기 악재로, 글로벌 환경규제로 인해 환경은 장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는 업종으로 석유화학부문이 꼽히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8일 발간한 '2024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미중 갈등 심화',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가 국내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석유화학 분야는 수요위축·고유가·공급과잉의 3중고로 2024년 혹독한 침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 산업의 단기 악재로 꼽히는 중국은 시진핑 3기 출범 이후 공동부유(共同富裕), 국진민퇴(國進民退), 신사회주의(新社會主義) 등의 구호아래 국가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또 부동산, 빅테크, 사교육 등 민간기업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분절화와 서방과의 갈등 등이 겹치면서 장기성장률이 팬데믹 이전(7.9%)의 절반 수준으로 꺾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이 성장둔화되면 그만큼 구매력이 약해지고 금융 변동성은 커진다. 이는 전세계 경제와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에는 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석유화학과 해운의 악재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은 중국의 자체 생산역량 확충으로 국산제품의 수출 감소와 중국제품과 국산 제품간 역내 경쟁 심화로 2030년 수출량이 2010년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중국의 설비는 나프타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와 달리 원유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COTC(Crude Oil to Chemical) 공정이 적용돼 가격경쟁력 면에서 국산 제품에 앞설 수밖에 없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로 체질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 추세대로면 2040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은 산업화 이전대비 1.5℃를 넘어서게 된다. 이에 따른 기후변화 피해액은 2040년에는 GDP대비 1.2%, 2080년에는 3.4%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각국은 환경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요국들은 탄소국경세,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탄소가격제 등을 도입하고 있고, 이밖에도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국내 산업계가 넷제로를 달성하는 데 250조원~51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환경문제 대응에 따른 산업 지형의 변화도 매우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일례로 국내 석유수요가 2025년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우리나라 핵심산업 중 하나인 정유업계의 친환경 사업 전환과 같은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업계에서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화학, 배터리, 수소, 재활용, 바이오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본업인 정유업 비중은 2023년 77%에서 2035년에는 45%까지 축소될 전망이다.

반면 조선업계는 환경 이슈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탄소감축을 본격 실현하기 위해 지난 7월 2050년까지 탄소 감축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NG, 메탄올 추진선과 같은 친환경 선박의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최근 3년간 수주실적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조선사의 친환경 선박 수주 비중은 50%를 상회하고 있고, 생산역량의 한계로 중국이 부수적인 수주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국내 조선업계의 중장기 체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도 충분한 전기차(EV) 상품성을 보유한 가운데 미국·인도 등의 진출에 걸림돌이 적다는 점, 비교적 양호한 재무투자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진입하기 어려운 대형시장에 적극 진출함으로써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끝으로  2024년 국내 산업의 전반적인 회복세가 기대되지만 이차전지, 자동차와 조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기저효과에 기반한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점에서 드라마틱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 이슈는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환경규제 강화는 단기적 영향은 미미한 반면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국내 산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산불 휩쓴 산청...600㎜ 넘는 물폭탄에 곳곳 산사태

올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 산청군에 이번에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로 회복되지 못한 산림이 폭우에 깎여 곳곳에 산사태가 발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