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0원' 세대가 무려 23만...계량기 고장에 고의 훼손까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2 15:28:51
  • -
  • +
  • 인쇄
▲전기 계량기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겨울 난방비가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난방비 '0원'을 찍은 아파트가 23만세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 0원을 기록한 아파트가 총 22만7710세대에 이르렀다. 전체 아파트단지 236만4354세대의 9.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처럼 말도 안되는 기록이 나온 주 원인은 계량기의 고장이었다. 난방비 0원 세대의 12%인 2만7265세대가 계량기 고장에 의해 비용이 청구되지 않은 사례였다.

난방비를 내지 않으려 고의로 계량기 등을 훼손한 경우도 있었다. 계량기를 일부러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은 세대는 29건 확인됐으며, 이들은 경찰에 고발되거나 같은 아파트 동에서 가장 많은 난방비가 부과되는 등 조처가 내려졌다.

실제로 난방을 사용하지 않은 사례는 난방비 0원 세대의 68%에 달하는 15만4779세대였다.

난방비가 발생하지 않은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경우도 2.9%(6668세대)를 차지했다. 이들 가구는 해당 아파트 세대에 실제 거주하면서 난방을 사용했고 계량기 역시 고장나지 않았지만, 난방비는 0원으로 기록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지역의 난방비 0원 세대가 전체의 52.3%인 11만9133세대로 대부분이었고, 이어 서울이 17.5%를 차지했다.

계량기 고장에 의해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경우도 경기지역이 전체의 55.9%, 서울이 17.1%를 각각 차지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다만 고의 훼손의 경우 전체 29건 중 16건이 서울에서 발생했으며, 이어 세종(8건), 경기(4건), 경남(1건) 등의 순이었다.

지난 겨울 난방비는 한파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급등한 바 있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에 나섰고, 올해 2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난방비 폭등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난방비 0원 문제는 2014년 이른바 '난방 열사'로 불린 배우 김부선 씨에 의해 수면 위로 올랐다. 이후 국토부에서 겨울철 난방비 부과 현황을 조사해오고 있다.

박상혁 의원은 "공동주택 입주민간 불필요한 갈등을 방지하고 공동주택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토부와 지자체는 난방 계량기를 지속해 관리하고 관련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美투자 압박하면서 취업비자는 '외면'..."해결책 없으면 상황 반복"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체포·구금 사태는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미

'색깔로 위험인지'...CJ제일제당, 안전예방 위해 '색채 디자인' 적용

CJ제일제당이 안전한 일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사업장과 물류센터에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다.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지난 3일 서울 서초

[최남수의 ESG풍향계] '독립이사'로 명칭 바뀌면 '거수기' 벗어날까?

상법 개정안이 지난 7월 초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데 이어 공포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고 상장회사 감사위원의

카카오임팩트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 개최

카카오의 기업재단 카카오임팩트가 지난 9월 4일부터 3일간 기후기술 회의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기후기술과 AI, 미래

현대백화점 "장난감 기부하면 H포인트 증정"

현대백화점이 오는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7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전국 점포에서 '플라스틱 장난감 업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기후/환경

+

"낙뢰로 인한 산불 증가"...기후위기의 연쇄작용 경고

기후위기가 낙뢰로 인한 산불을 더욱 빈번하게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머세드 캠퍼스 시에라 네바다

'2035 NDC' 감축목표 53%? 67%?...환경부, 이달내 2개로 압축

정부가 이달 내로 '202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해 복수의 안을 국회에 제시한다.환경부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특별위원회에 현재 각계

강릉 저수율 12.4%…비 안내리면 4주 내 바닥난다

남부 지방은 비 예보가 있지만 가뭄에 메말라가는 강릉은 아직도 비 소식이 없다. 지금 이대로 가면 4주 이내에 강릉의 저수율은 5% 밑으로 떨어질 것으

'최악 가뭄' 강릉 저수율 12.6%...평창 도암댐 물 활용논의

강원 강릉이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연일 급수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상수원은 계속해서 말라붙고 있다.강릉의 오봉저수지의 저수

2만톤 급수에도 저수율 13% 붕괴 직전...강릉시, 아파트 수돗물 잠근다

이번 주말에 서울과 수도권에는 1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지만 정작 비가 절실한 강릉은 비소식이 전혀 없어 물 부족 사태는 주말 사

서울 온실가스 70% 건물서 배출..."건축물 녹색전환 위한 제도지원 시급"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가 건축물에서 비롯되지만 이를 관리 지원할 제도나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건축물에 대한 녹색전환 제도를 마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