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 대안이 미국산 LNG?...에너지 딜레마 빠진 유럽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6 08:00:03
  • -
  • +
  • 인쇄

유럽 각국이 수 십 년동안 미국산 화석연료에 의존해야 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천연가스에서 벗어나 에너지 수요를 다각화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유럽연합의 기후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에너지 총괄국장 디테 줄 요르겐센(Ditte Juul-Jorgensen)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겨울 에너지 위기를 견딜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며 "여기에는 에너지 절약과 재생에너지 확대뿐만 아니라 미국산 액화천연 가스(LNG)를 더 수입하는 것도 포함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앞으로 수 십 년동안 화석연료가 필요할 것이고 이 맥락에서 미국 에너지는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일부 정치인과 환경운동가들이 유럽연합의 기후목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유럽연합은 이미 수 십 년동안 미국산 천연가스를 소비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현재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1990년 수준 대비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여야 하는데 이 와중에 러시아 가스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 안보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된 직후 유럽연합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2030년까지 연간 5000만 입방미터의 미국산 LNG를 추가로 수입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유럽연합과 미국 정부는 "유럽연합과 미국의 기후목표는 서로 일치하고 이번 계약은 양 당사자가 가스 수요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기반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기업컨설팅 전문가들은 "요르겐센의 이번 발언은 유럽 바이어들에게 2030년 이후에도 미국과 거래해도 좋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설팅 업체 ICIS의  파우제야 라만(Fauzeya Rahman)  LNG 애널리스트는 "미국 가스업체들에게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전망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미국의 대유럽 LNG 수출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전년도 22bcm(일억입방미터)에서 2022년 56bcm로 증가한 것이다. 반면 러시아 가스 수입 비중은 지난해 3월 37%에서 올초 16%로 절반 넘게 줄었다. 

이에 미국 LNG 회사들은 유럽과 새로운 장기 공급계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다. 미국 최대 LNG 수출업체인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는 2040년까지 연간 255만톤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나톨 페이긴(Anatol Feygin) 셰니에르 최고영업이사는 "우리는 수 십 년동안 유럽에서 천연가스에 대한 상당한 수요를 계속 확인하고 있으며 특히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LNG 수출업체 벤처 글로벌 LNG(Venture Global LNG)도 독일 국영기업인 SEFE(Securing Energy For Europe)와 20년동안 연간 225만톤의 연료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일부 유럽 정치인과 기후운동가 사이에서는 가스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 공급업체와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EU의 기후목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아란 커프(Ciaran Cuffe) 아일랜드 녹색당 의원은 "화석연료 인프라의 증가는 기후목표에 역행한다"며 "LNG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근시안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궁극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고 이미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일랜드 정부 당국은 부유식 LNG 수입 터미널 건설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몬 라이언(Eamon Ryan) 아일랜드 환경부 장관은 "전세계가 불타고 있는 상황에서 가스 사용을 확대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컴투스·카겜·위메이드...ESG 경영성과 담은 보고서 속속 발간

위메이드와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게임사들이 ESG 경영 성과를 담은 ESG 보고서를 속속 발간했다.위메이드는 보고서를 통해 △ESG 경영 체계 △

EU '그린 클레임 지침' 무산…정치적 이유로 좌초되는 첫 사례

유럽연합(EU)이 기업의 허위 친환경 마케팅을 막기 위해 추진해온 '그린 클레임 지침(Green Claims Directive)' 입법이 무산될 처지다.지난 2023년 3월 처음 제안

우리銀, 4000억 규모 ESG 후순위채 발행

우리은행이 4000억 규모의 후순위채권(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ESG채권 형태로 발행했다고 24일 밝혔다.이번 채권은 10년 만기, 고정금리 연 3.31%로 발

대한항공 '그린 스카이패스 프로젝트'...도심숲 조성한다

대한항공이 스카이패스 회원과 함께 환경에 기여하는 '그린 스카이패스(GREEN SKYPASS)' 2차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그린 스카이패스는 대한항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기후/환경

+

6월 체감온도가 46℃...美 중부·동부 '지글지글' 끓는다

미국 중부와 동부가 '6월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은 이번 폭염이 이번주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유타주 솔

'아시아 온난화' 지구평균보다 2배 빠르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해수면 상승, 해양열파, 극한강수로 몸살을 앓았던 아시아는 지구평균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잠잠한 대서양...6월말인데 허리케인 발생건수 'O'인 까닭

올해 대서양이 잠잠하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6월부터 시작되는데 올해는 6월이 3주나 흘렀는데도 아직 첫번째 허리케인도 발생하지 않았다. 바닷

비닐봉투 사용금지 했더니...해안쓰레기가 줄었다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해안에서 발견된 비닐쓰레기가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닐봉투에 의한 동물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