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전력보다 간접구매 비중 높아 진전 미미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늘고 있지만,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고 있어 단순히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을 넘어 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오는 15일 삼성전자의 '新환경경영전략' 선언 1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전력소비에 의한 온실가스 최다 배출기업인 삼성전자의 탄소중립 방향을 평가해보니, RE100 달성률은 올들어 31%로 증가했지만 실제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는 '효과성'에선 10% 이하라는 분석이다.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방식으로는 직접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는 자체발전, 지분투자, 전력구매계약(PPA) 등이 있고, 간접적으로 실제 재생에너지 전력이 아닌 '환경가치'만을 구매하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와 녹색요금제 등이 있다. REC와 녹색요금제는 재생에너지 설비의 추가적인 확대로 이어지는 요인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효과성'이 떨어진다.
이에 그린피스는 자체발전, 지분투자, PPA의 경우 1, REC의 경우 0.3, 녹색요금제의 경우 0.1의 가중치를 둬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을 질적으로 평가했다. '효과성 가중치'를 토대로 지난 2021년 20%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전력비중을 평가한 결과 실질적인 비중은 절반도 안 되는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재생에너지 전력비중이 늘었음에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한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라는 게 그린피스의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대부분의 사업장이 위치한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21년 전년대비 16% 증가했고, 2022년에는 전년대비 3% 증가했다.
아울러 2022년 미국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RE100을 달성했지만, 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애플은 '효과성 가중치'가 높은 제도 활용 비중이 77%(PPA 62.6% + 자체설비 14.6% 등)인데 비해 삼성전자는 '효과성 가중치'가 낮은 비중이 94%(REC구매 9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처럼 그린피스는 '효과성'을 고려한 질적 평가를 해보면 올해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31%가 아니라 10% 이하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新환경경영전략' 선언에서 "2030년까지 환경경영 과제를 위해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그린피스는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비중을 높이는 데 얼마만큼의 비용을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대비 얼마만큼의 비용을 투자하고 지불할 것인지를 밝히지 않으면 목표 달성 의지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삼성전자가 스스로 밝혔듯이 글로벌 전력소비 1위 ICT 기업으로서 오염자부담원칙에 의거 기후위기 대응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려면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이 늘어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력구매계약(PPA)과 지분투자 조달 제도 활용을 빠르게 늘려가야 한다"며 "특히 기후공시 제도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 및 재생 전력 사용 관련 데이터부터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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