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에서 그린에너지로...SK이노베이션 성장비결은 'R&D'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9 08:00:02
  • -
  • +
  • 인쇄
SK이노 'R&D 경영 40주년' 성과 분석 발표
R&D 경영으로 차별적 우위·고유 정체성 창출
▲'SK이노베이션의 40년 R&D 경영' 분석 결과를 발표중인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 ©newstree


정유회사로 시작한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독특한 연구개발(R&D) 경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8일 오후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개최한 'SK이노베이션 R&D경영 40주년 성과 분석 심포지엄'에서 국내 대표적인 기업경영 전문가 송재용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가 'SK이노베이션의 40년 R&D 경영'을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를 공유했다.

두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의 경영모델을 △경영철학과 도전(Entrepreneurship)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Exploitation) △미래형 신사업개발(Exploration) △기술역량(Expertise) 등 '4E'로 함축했다.

교수들은 SK이노베이션의 R&D 경영의 성공 이유로 장기간 투자를 이끌어가는 '경영철학과 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분석했다. R&D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던 1983년 최종현 선대회장은 유공 인수 직후 기술개발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2021년 이후 환경과학기술원을 출범하면서 친환경, 탄소중립경영 가속화를 위한 플랫폼이 구축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R&D 플랫폼을 통해 여러 산업에 공통적용 가능한 기반기술에 집중해 각 계열사별 시너지를 창출해내면서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형 신사업개발'이 가능했다는 게 두 교수의 평가다. 일례로 정유화학 분야의 연구를 기반으로 바이오산업 분야를 개척했고, 20년간 비디오테이프 제조를 통해 축적된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을 통해 세계에서 3번째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현재의 '기술역량'을 확보해 꾸준히 기존 사업을 개선하고, 신사업을 발굴해나가는 양손잡이 조직 균형을 확보했다. 실제로 SK그룹은 ESG경영을 선도하고 있고, 미래 핵심 먹거리산업으로 알려진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칩)를 모두 확보한 상태다. 그 결과, 2021년말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은 1999년말 4조1000억원 수준에서 22조2000억원으로 5.77배 뛰었다. 종합주가지수는 2.17배 늘었다.

이지환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의 가장 큰 혁신사례로 '배터리'를 꼽았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은 자사내 계열사 등 소형배터리에 대한 종속 구매처인 '캡티브 유저'가 있었지만, SK이노베이션은 그런 게 전혀 없었고, 휴대폰이나 자동차의 부품 소재가 아닌 '에너지'로 접근해 분리막과 폴리머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교수는 "아직까지 전체 매출액의 70%가 석유사업에서 발생하고 있고, 배터리사업이 흑자전환을 한 상황은 아니다"며 "그만큼 기후전환을 이행하는 게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딜레마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지만, 이미 이 방향으로 갔을 때 구성원과 이해관계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근거를 R&D를 통해 제시하는 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리더십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