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소재보다 성능이 100배 높은 차세대 연료전지용 '만능전극'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정우철 교수,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홍익대학교 김준혁 교수 공동연구팀은 산소 이온과 프로톤 전도성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만능전극'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산소 또는 수소 이온을 투과시킬 수 있는 세라믹과 같은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로,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효율이 높아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라믹 연료전지는 전해질로 이동하는 이온 종류에 따라 산소 이온 전도성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PCFC) 2가지로 나뉜다. 두 형태 모두 전력과 수소간 변환이 가능하므로 총 4가지 소자로 구분될 수 있다. 이런 전극 소재는 수소전기차나 수소 충전소, 발전시스템 등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이다.
다만 이런 소자는 구동 온도가 낮을수록 전극 반응 속도가 저하돼 소자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소재에 높은 원자가 이온(Ta5+)을 도핑해 매우 불안정한 결정구조를 안정화하고 촉매 활성도를 100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두 종류의 양이온과 3개의 음이온이 결합한 형태의 광물 구조를 뜻한다. 구조적, 정전위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물질로 구성 원소와 첨가물 종류와 양을 조절해 연료전지 성능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특정 원소로 이뤄졌을 때 빛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갖고 있고 생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해 연료전지 소재보다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더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극 소재는 세라믹 연료전지의 네 가지 소자에 모두 적용할 수 있고, 기존 전극 소재는 100시간 운전에도 열화됐던 것에 비해 700시간까지 구동해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정우철 교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완전히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는 틀을 깨고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소재의 결정구조를 잘 제어하면 고성능 연료전지를 개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의미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에너지 &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지난 7월 1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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