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에버랜드 유명웅(熊) '푸바오'에게 쌍둥이 동생이 생겼다.
11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생활하는 러바오(10세)·아이바오(9세) 부부가 쌍둥이 딸을 낳았다고 밝혔다.
쌍둥이는 지난 7일 산모 아이바오가 진통을 시작한지 1시간여 만인 오전 4시52분과 오전 6시39분, 1시간 47분 차로 태어났다. 당시 언니는 180g, 동생은 140g이었다. 현재 98㎏에 이르는 '맏언니' 푸바오(3세)는 태어날 당시 197g이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산모와 쌍둥이 판다 모두 건강한 상태"라며 "엄마 아이바오가 푸바오 때의 육아경험을 살려 아기들을 능숙하게 보살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쌍둥이의 탄생으로 에버랜드는 국내 최초의 판다 자연번식에 성공한 동물원이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자연번식으로 쌍둥이 판다가 태어난 것도 국내에서 처음이다.
그동안 에버랜드는 혈액·소변 검사 등을 통해 아이바오 부부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가며 짝짓기 성공 확률이 높은 시기를 찾아내 지난 2월 중순 자연 교배에 성공했다. 판다의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 봄철 1~3일밖에 되지 않아 관계자들은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고 한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지난달부터 아이바오가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고, 식욕이 떨어진 것을 보고 임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실내에서 집중적으로 보살펴왔다. 아이바오가 2020년 푸바오를 임신했을 때와 비슷한 행동패턴을 보이는 것을 확인한 후 사육사와 수의사로 이뤄진 전담팀을 구성해 실제 임신 상태와 동일한 수준으로 24시간 산모의 건강관리에 임했다.
임신 사실이 확인되기 전부터 이같은 관리 태세에 들어선 이유는 판다가 상상 임신 사례가 많아 출산 임박 직전에야 정확한 임신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푸바오 할아버지'로 통하는 강철원 사육사(프로)는 "푸바오에 이어 국내 최초로 쌍둥이 아기 판다가 태어나 매우 기쁘다"며 "많은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판다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잘 보살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쌍둥이 아기 판다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당분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판다월드 내실에서 집중케어한 후 공개시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 공개전까지는 유튜브 '에버랜드',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네이버 카페 '주토피아' 등 소셜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쌍둥이 판다의 성장과정과 판다 가족의 근황을 공개해 나갈 예정이다.
푸바오의 경우 생후 100일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면서 투표를 통해 이름을 받았고, 네 발로 걷고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 생후 6개월경 판다월드 방사장에서 관람객들과 만났다.
에버랜드 판다월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다를 접할 수 있는 전용공간으로 부모인 아이바오, 러바오와 딸 푸바오 등 3마리의 판다 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자연 임신을 통해 세상에 나온 푸바오는 현재 3세로 '푸공주', '푸뚠뚠' 등 다양한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푸바오는 4세가 되는 내년 짝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며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반환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판다의 양국간 임대 계약에 따르면 해외 임대된 판다에게서 태어난 새끼는 4세가 되기전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만 푸바오의 한국 팬들은 물론 대다수 중국인 팬들도 중국 반환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국내 판다 사육환경에 비해 중국에서 생활하는 판다들의 환경이 열악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푸바오의 엄마 아이바오는 생후 6개월 만에 어미와 떨어져 중국 사육사들 손에 자랐는데, 이 과정에서 폭행을 당하는 등 학대를 당한 이력이 있다. 아빠 러바오도 성체가 되자마자 열악한 환경의 동물원에 보내져 눈병을 앓았다.
최근 중국 관영중앙TV(CCTV)는 강 사육사에 대해 소개하며 "강 사육사가 판다 가족을 위해 아낌없이 온 마음을 다하고 정성스럽게 돌보면서 많은 중국 네티즌에게 감동을 줬다"며 "중국 네티즌들이 에버랜드를 방문해 강 사육사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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